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전설적인 기록이 탄생할 수 있을까. 삼성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8)의 방망이에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 KBO 리그 역대 최장 기록인 12경기 연속 타점에 도전한다.
나바로는 7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3번 유격수로 출전, 4-0으로 앞선 2회 1사 1,2루에서 SK 선발 세든으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타점을 올렸다. 이로써 나바로는 지난 7월 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11경기 연속 타점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이어갔다.
올 시즌 최정(SK)이 10경기 연속 타점 기록을 이어간 적은 있지만 11경기의 벽은 깨지 못했다. 관심이 모이는 것도 11경기가 KBO 리그 역대 최장기간 연속 타점 기록이기 때문이다. 모두 전설적인 선수들의 손에서 나왔다. ‘원조 홈런왕’인 장종훈(당시 빙그레)이 1991년 7월 21일 사직 롯데전부터 8월 6일 대전 해태전에서 가장 먼저 기록했고 ‘국민 홈런왕’인 이승엽(삼성)이 1999년 7월 9일 대구 한화전부터 7월 25일 대구 해태전까지 11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 후로는 15년 넘게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가 없었다. 이승엽이 타이 기록을 달성한 이후 김기태(삼성, 2000년) 조경환(롯데, 2001년) 이대호(롯데, 2010년)가 10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으나 모두 11경기 벽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나바로가 이제는 이 기록을 깨뜨릴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선 것이다. 나바로는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의 경기에서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나바로는 최근 11경기에서 20타점을 수확했다. 장종훈은 당시 11경기에서 22타점, 이승엽은 11경기에서 15타점을 기록했었다. 두 선수의 중간쯤에 위치한 성적이다. 그런데 최근 타점 페이스가 무섭다. 8월 이후 6경기에서 5경기가 2타점 이상 경기였다. 최근 4경기에서는 10타점을 독식하며 뜨거운 감을 이어가고 있다. 3번으로 배치된 이후 전체적으로 타점이 늘어난 형국이다. 나바로는 올 시즌 3번 타순에서 18개의 홈런, 56타점을 쓸어담았다.
8일 넥센 선발은 리그 최정상급 투수인 앤디 밴헤켄이다. 나바로는 통산 밴헤켄을 상대로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홈런이나 타점은 하나도 없다. 밴헤켄을 상대로 타점을 올릴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대목. 홈런포 한 방으로 모든 것을 종결시킬 수도 있지만 동료들의 지원도 필요하다. 나바로가 타점을 올릴 수 있게끔 앞선 타자들이 활발하게 출루하는 것도 관건이다. 구자욱 박해민의 활약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