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국인 선수 활약에 울고 웃는다.
KBO 구단들의 가장 확실한 전력 보강 방법은 역시 외국인선수다. 시즌 중 반전 카드로 전가의 보도처럼 외국인 교체 카드를 꺼내든다. 비시즌에도 쉽지 않은 외국인 영입 작업은 시즌 중에는 모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 아니면 도' 결과가 많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순위 싸움을 벌이는 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판도의 최대 변수로 자라나고 있다.
2위 NC는 찰리 쉬렉 대신 들어온 재크 스튜어트가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9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54. 5차례의 퀄리티 스타트 포함 6이닝 이상 던진 게 7경기. 5회가 끝나기 전 내려간 조기 강판이 없다. 최고 153km 강속구를 앞세운 공격적인 투구로 에릭 해커와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NC의 2위 수성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를 4경기 만에 잃으며 타선 침체를 겪고 있는 한화는 현역 빅러기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활약에 울다 웃고 있다. 폭스는 5월 중순 허벅지 부상 후 아직도 복귀하지 못하고 있지만 쉐인 유먼 대신 들어온 로저스가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거두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폭스도 다음 주중 복귀를 기대하고 있어 한화는 5위 싸움에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한화·SK와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KIA는 필립 험버의 자리를 대신한 에반 믹이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6경기 3승1홀드 평균자책점 2.35. 선발 데뷔전에서도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선방했다. 선발과 구원 보직을 놓고 내부적으로 고민에 빠져 있지만 어느 자리든 험버 이상의 기여가 가능하다. KIA는 에반이 데뷔한 뒤 14경기에서 9승5패로 승률이 무려 6할4푼3리다.
트래비스 밴와트가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한 SK는 2년 전 다승왕 크리스 세든을 재영입하는 승부를 던졌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 복귀 후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11.78로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5회 이전에 강판되며 패전투수가 됐다. 로저스나 에반처럼 강력함이 없다. 2년 전에 비해 구위와 위압감이 사라졌다. SK로선 밴와트의 부상이 무척 아쉽다.
가을야구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LG는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타격 부진에 결국 리빌딩 모드로 돌아섰다. 적어도 타격에서 높은 생산력을 보인 잭 한나한을 보내고, 3루 수비 가능한 히메네스를 데려왔으나 기대이하다. 31경기 타율 2할2푼6리 4홈런 16타점. 4볼넷·30삼진의 비율은 극악의 선구안을 보여준다. 히메네스 합류 후 LG는 16승19패로 5할 밑이다.
2명의 대체 외국인선수가 있는 두산은 아직 평가 보류다. 현현 메이저리거로 큰 기대를 모은 투수 앤서니 스와잭은 9경기 2승3패 평균자책점 6.05로 부진하지만 반등의 가능성이 남아있다. 4번타자 데이빈슨 로메로는 47경기 타율 2할6푼7리 9홈런 40타점으로 기록상으로 평균치 성적을 내고 있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강렬함이 떨어진다. 두 선수의 향후 활약에 따라 대권을 바라보는 두산의 운명도 좌우된다. /waw@osen.co.kr
스튜어트-로저스-세든-히메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