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꿈을 직장에서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부산 이수화학 내야수 정현준(30)도 그 중 하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하는 '2015 KBO기 전국 직장인 야구대회'가 8일부터 신월야구장에서 개막했다. 각 시도를 대표하는 16개 직장인 야구팀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대회로, 8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토요일과 일요일 4일에 걸쳐 토너먼트방식으로 16강전과 8강전을 치른다. 준결승과 결승전은 9월 19~20일 양일간 펼쳐진다.
정현준이 속한 이수화학은 이날 광주 삼성지펠스와 공식 개막전을 치렀다. 정현준은 삼성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2005년까지 몸담았으나 그해를 마지막으로 프로를 떠났다. 그는 직장인 야구팀이 있는 현 회사에 플레잉 코치로 스카웃돼 선수들을 가르치며 선수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업무는 생산 공정 운전이다.

이날 경기 중 만난 정현준은 "프로를 그만두면서 회사에 스카웃돼 야구를 이어가고 있다. 몸은 2배로 힘들지만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야구를 계속 하고 있다. 대회가 있을 때는 근무가 끝난 뒤 매일 세 시간씩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이런 직장인 야구대회가 많아지고 있는데 좋은 일인 것 같다. 운동선수 출신들이 일반 회사에 취직하기가 힘든데 이렇게 야구도 하면서 일도 할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즐겁게 하는 것. 정현준은 "우리는 사회인 야구기 때문에 승리하는 것도 좋지만 다치지 않고 스트레스 풀면서 즐겁게 하고 싶다. 좋은 경험 하면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중 잠시 나온 그는 구슬땀을 흘리며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KBO가 지난해부터 이 대회를 주관하게 된 계기 역시 선수 출신들의 사회 적응을 도와 야구 인구를 확대시키자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KBO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가 정착된다면,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고 글러브를 내려놓아야 하는 선수들도 경력 단절 없이 야구를 이어가며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autumnbb@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