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女축구, '천적' 북한에 막힌 10년 만 우승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8 20: 05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천적' 북한의 벽에 막혀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북한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최종전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나란히 2연승을 거둔 한국과 북한의 승자가 우승컵을 거머쥐는 시나리오였다. 골득실서 1골 뒤진 윤덕여호는 반드시 북한에 이겨야 2005년 우승 이후 10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 여자 축구는 그간 북한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다. 역대전적에서 1승 1무 13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2005년 동아시안컵 1-0이 유일한 승리였다. 이후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을 포함해 8연패했다.
결국 이번에도 '천적' 북한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전반 22분 북한의 프리킥 찬스서 윤송미가 왼발로 찬 공이 이금민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불운의 선제 결승골을 내주는 순간이었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더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윤덕여호는 한발 더 뛰는 축구에 세밀함을 더해 전반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당연히 기회도 더 많았다.
하지만 연속된 불운에 울었다. 선제 실점을 시작으로 전반 28분 정설빈이 좌측면에서 수비수 한 명을 달고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골대를 때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전반에만 권하늘의 중거리 슈팅과 정설빈, 임선주의 헤딩 슈팅이 모두 간발의 차로 골문을 벗어나는 등 지독히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0-1로 뒤진 채 후반을 기약한 한국은 전가을과 장슬기 등을 투입하며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도리어 후반 11분 북한의 간판 공격수인 라은심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쓰라린 패배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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