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에이스 라은심(27)이 한국에 비수를 꽂았다.
윤덕여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동아시안컵 여자축구 3차전에서 북한에게 0-2로 패했다.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어지는 일본 대 중국전 결과에 상관없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쉬운 경기였다. 전반 22분 임선주의 반칙으로 북한이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윤성미가 찬 공이 한국선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었다. 골키퍼 김정미가 역동작에 걸려 손을 쓸 수 없었다.

첫 골을 내줬지만 한국은 잘 싸웠다. 특히 정설빈은 골대를 맞추는 등 맹활약했다. 하지만 골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한 골을 뒤진 한국은 계속 반격을 가했다.
한국의 추격에 비수를 꽂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북한의 주장이자 에이스 라은심이었다. 후반 7분 라은심은 한국수비 네 명을 화려한 개인기로 제치고 골키퍼 김정미까지 정확하게 보고 왼발로 추가골을 뽑았다. 사실상 한국의 패배가 굳어진 순간이었다. 부담감을 느낀 한국은 결국 영패를 면치 못하고 말았다.
라은심은 ‘월드클래스’ 공격수의 진가를 발휘했다. 공이 왔을 때 폭발적으로 치고 나가는 순간스피드, 수비수 여러 명을 가볍게 제칠 수 있는 개인기가 발군이었다. 세 골을 기록한 라은심은 대회 득점선두로 올라섰다. 아직 일본 대 중국전이 남아있지만 라은심이 대회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한국은 여러 명이 협력수비를 펼치며 라은심 봉쇄에 나섰지만 무력했다. 결국 라은심을 막지 못한 것이 패배로 이어졌다. 윤덕여호는 우승과 맞바꾼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 jasonseo34@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