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1000탈삼진을 달성한 장원준(30, 두산 베어스)이 122구 투혼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자신의 임무는 다했다.
장원준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볼넷 3실점했다. 이날 역시 긴 이닝을 소화한 장원준은 총 122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펼쳤으나 마운드에 머무르는 동안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2회초까지 무실점 순항한 장원준의 첫 실점은 3회초에 나왔다. 장원준은 3회초 1사에 임훈을 첫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임훈이 도루에 성공하며 2루까지 갔고, 2사에 만난 박용택의 타구가 1루 베이스를 맞고 외야로 흘러나가는 적시 2루타가 되며 장원준은 1실점했다. 이어 양석환의 중전 적시타까지 터져 실점은 2점이 됐다.

3회까지 장원준의 투구 수는 63개로 많았다. 그러나 4회초에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투구 수 관리에 들어갔다. 이진영을 유격수 땅볼 유도한 장원준은 채은성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오지환까지 2루 땅볼 처리해 이닝을 끝냈다. 세 타자를 상대하며 장원준은 공을 12개만 던졌다.
5회초와 6회초 역시 무실점이었다. 특히 5회초 선두 유강남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개인 통산 1000탈삼진(KBO리그 역대 26번째)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5회초에는 2사에 임훈에게 우전안타를 맞기도 했으나 6회초는 깔끔히 삼자범퇴로 LG 타선을 눌렀다.
하지만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초에 1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투구 수가 많이 불어났다. 1사에 외야 좌측으로 빠르게 날아간 오지환의 2루타와 2사 후 정성훈을 상대한 고의 볼넷, 외야 우측에 떨어진 임훈의 적시 2루타에 장원준의 실점은 3점이 됐다. 후속타자 문선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투구 수가 122개가 된 뒤였다. 이는 두산 이적 후 최다 투구 수다. 개인 최다 투구는 롯데 시절이던 2007년 8월 15일 사직 LG전 139구였다.
장원준은 이날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그보다 많은 탈삼진을 만들어냈다. 2스트라이크 이후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 승부가 효과적으로 먹혀 들었다. 그리고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포심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가져간 것도 주효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7km에 달했다.
7이닝을 추가한 그는 시즌 126⅓이닝으로 자신의 목표인 170이닝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전날 앤서니 스와잭이 갑작스럽게 물러나 불펜이 많이 소모됐지만, 장원준은 팀의 고민을 혼자서 덜어줬다. 자신의 시즌 12승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팀도 3-4로 패했지만, 충분히 팀에 도움이 된 122구 역투였다. /nick@osen.co.kr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