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안타 뒤 휴식, 공 들이는 LG의 서상우 육성법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09 06: 00

LG 트윈스가 좌타자 유망주 서상우(26)를 조심스럽게 공을 들여 키운다.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갖춘 우투좌타 외야수 서상우는 올해 19경기에서 26타수 13안타로 타율 5할, 2홈런 6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2루타와 홈런을 하나씩 날리며 4타수 4안타 1볼넷 1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두산과의 경기를 앞둔 8일 잠실구장에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이 있었다. 이처럼 좋은 타격을 선보인 서상우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상대 선발이 좌완인 장원준이기는 했지만 전날 4안타를 몰아친 선수를 넣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양상문 감독은 이에 대해 "서상우는 오늘 빠진다. 어제(7일)도 좌완을 상대로 잘 했는데, 그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내보내는 것도 좋지만 상우는 좀 더 다지면서 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서용빈 코치가 말을 하더라"라고 전했다. 3~4안타를 친 다음날 반드시 좋은 타격이 이어지지는 않는 만큼 타격코치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이어 양 감독은 "상대가 장원준이라는 것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곧바로 강력한 좌완투수를 만나 타격감이 꺾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의도도 숨어 있었다. 만약 비교적 약한 좌완투수가 선발로 나온다면 서상우를 투입할 생각이었는지 묻자 양 감독은 "약한 좌완이 나오면 상우를 내보냈을 수도 있지만, 타격코치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수비는 더 보완해야 한다. 양 감독은 "외야 수비는 가능하다. 일단 1루 수비 훈련도 시키고 있다"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게 준비시키고 있음을 밝혔다. 물론 "1루수 훈련을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 (1루수로) 실전 투입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어떤 리그든 일반적으로 좌완보다는 우완이 많아 우타자들도 기본적으로 우투수를 공략할 수 있어야 1군에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좌타자들의 경우 간혹 만나는 좌투수에 다소 약점을 보이고 있어도 1군 무대에서 일정부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서상우처럼 투수 유형에 따른 타격 편차가 생길 수 있는 좌타자들도 1군 엔트리 진입이 가능하다. 이런 선수들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기회를 부여해 성장시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그 적절한 타이밍이란 무조건적으로 계속해서 기회를 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게끔 젊은 타자가 감당할 수 있는 좌완투수를 먼저 공략하게 하고, 좌완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고 수비력까지 갖췄을 때 비로소 풀타임 출전을 시키는 것이 어쩌면 서상우에게는 지름길이 될지도 모른다. LG가 공을 들여 육성하고 있는 서상우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할 일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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