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호, '로저스 기' 받고 타격 스트레스 날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09 13: 00

"느낌 좋았어요". 
한화 외야수 송주호(27)는 지난 6일 대전 LG전에서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7회초 양석환의 높이 뜬 타구를 파울지역 끝까지 집중력 있게 따라가 관중석 바로 앞에서 건져냈다. 이닝 3번째 아웃으로 공수교대. KBO리그 데뷔전을 가진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덕아웃 앞에서 송주호가 오기까지 기다렸다. 이어 갑자기 그를 와락 껴안더니 격하게 포옹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송주호는 "깜짝 놀랐다. 수비 하나 잡아줘서 고마워한 것 같다. 경기 중에 그렇게 포옹을 한 적은 처음이라 쑥스러웠다"며 웃은 뒤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포옹할 때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후 로저스와 송주호는 '절친'이 됐다. 송주호는 "로저스가 먼저 장난을 걸어오더라. 나도 장난을 좋아해 잘 맞는다. 말은 안 통해도 행동으로 다 통하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공교롭게도 로저스와 포옹한 그날부터 마치 기라도 받은 듯 송주호의 방망이가 터지기 시작했다. 특히 포옹 직후였던 6일 LG전 7회말 1사 2루에서 임정우 상대로 중견수 앞 빠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 맹활약으로 로저스의 완투승을 도왔다. 8일 대전 롯데전에서도 6회 대타로 나와 볼넷을 얻은 뒤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 활약. 
사실 송주호는 올 시즌 타격 부진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뛰어난 외야 수비와 주력을 앞세워 대수비·대주자로 1군의 한 자리를 굳혔으나 방망이가 안 맞아 고민이 컸다. 84경기에서 116타수 21안타로 타율이 1할8푼1리밖에 안 된다. 외야에 부상 등으로 이탈자가 꾸준히 발생한 한화 외야 사정 때문에 송주호는 꾸준히 기회를 받았지만 타격이 아쉬웠다. 
송주호는 "타격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 워낙 맞지 않아 타격 폼도 여러 번 바꿨다. 시즌을 준비할 때의 타격 폼대로 되지 않았다. 시즌 들어가서 경기를 하다 보니 폼이 무너졌다"며 "캠프 때부터 하던 방식으로 다시 폼을 교정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는 김재현 코치님이 현역 시절 하던 스타일로 치라고 하셨다. 김재현 코치님과 함께 훈련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송주호는 시즌 전 시범경기에서 20타수 7안타 타율 3할5푼 4타점으로 타격에서도 분명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그 당시 폼을 찾는 게 과제. 살짝 눕혔던 배트 위치와 각도를 바꿔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는 게 핵심이다. 현역 시절 정상급 왼손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한 김재현 코치가 다시 송주호를 집중 전담하고 있다. 
타격 기술적으로 다듬고 있는 시점에서 송주호는 로저스의 기까지 받으며 더욱 힘내고 있다. 자신감을 얻은 송주호가 타격 스트레스를 날리고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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