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日신기록 도전, 8월에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09 05: 50

일본의 ‘끝판대왕’에 묵묵히 도전하고 있는 오승환(33. 한신)이 화려한 기록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날이 뜨거운 8월 성적에 모든 것이 달려 있을 수도 있다. 8월의 고비를 잘 넘긴다면 마지막 순간 기록 도전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오승환은 8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와의 경기에 5-2로 앞선 9회 등판,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공 6개로 마무리한 세이브였다. 이로써 오승환은 시즌 31번째 세이브를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선두를 지켰다. 평균자책점은 2.79로 조금 낮아졌다.
8월 들어 좀처럼 세이브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던 오승환이었다. 이렇다 할 등판 기회도 잘 잡지 못했다. 8월 들어 나선 경기는 지난 6일 히로시마전(1이닝 무실점)이 유일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8월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는 오승환이라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세이브이기도 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30세이브 고지를 지난해에 비해 일찍 밟은 편에 속한다. 개인적인 경기수로는 지난해보다 1경기 더 빨랐을 뿐이지만 팀 전체 경기수로 따지면 13경기나 빠르다. 8일까지 한신은 딱 100경기를 치렀으며 전체 시즌으로 환산하면 오승환은 45세이브 정도를 거둘 수 있다는 수치적 계산이 나온다. 물론 팀 상황에 따라 세이브 기회는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더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게 세이브 기회다.
이 경우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은 2005년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그리고 2007년 후지카와 규지(한신)가 기록했던 46세이브다. 이미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 역대 16번째 2년 연속 30세이브(외국인으로서는 4번째)를 기록한 투수다. 일본 1년차 외국인이 이 성적을 낸 적은 없으며 이제 지난해 개인기록(39세이브)을 넘어 일본야구 역대 최고 기록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세이브는 혼자 잘한다고 해서 거둘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동료들이 세이브 요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너무 많이 앞서 있어도 곤란한 것이 세이브의 세계다. 때문에 세이브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블론세이브 없이 차곡차곡 기록을 쌓아야 하는 것이 모든 것의 전제다. 그래서 8월이 중요하다. 오승환의 올 시즌 월별 평균자책점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8월에 이 상승 그래프를 꺾으며 최대한 많은 세이브를 쓸어담아야 한다.
3·4월 평균자책점이 1.29였던 오승환은 5월(1.13)을 거쳐 6월(3.00), 7월(5.68) 등 가면 갈수록 평균자책점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3할1푼4리의 7월 피안타율은 일본 진출 이후 월별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오승환은 지난해 7월에 0.75의 평균자책점으로 10세이브를 쓸어담았으나 8월에는 평균자책점 2.45로 뛰기도 한 전력이 있다. 무더위에 체력적인 소모가 클 수밖에 없는 불펜투수들은 대개 이 기간에 컨디션이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고비를 넘긴다면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는 9월부터는 다시 힘을 내는 게 가능하다. 오승환은 지난해 9월과 10일 0.5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세이브 기회가 예상보다 자주 찾아오지 않아 40세이브 돌파는 실패했지만 올해는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오승환이 7월의 상대적 부진을 딛고 신기록을 향한 발판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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