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기대 속에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던 22세 청년은 이제 31세가 됐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꿈의 무대에 도전한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아담 로웬을 8일(이하 한국시간)메이저리그 계약하고 25인 현역 로스터에 등재시켰다. 이번에는 좌완 투수로 계약이다.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는 마이너리거의 메이저리그 승격이 눈길을 끄는 것은 로웬이 갖고 있는 이력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선발투수로 데뷔 해 타자로 전향했고 이번에는 다시 불펜투수로 도전장을 냈다.

로웰은 2002년 드래프트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전체 4번째로 지명 됐다. 이 해 지명 된 잭 그레인키, 콜 해멀스, 프린스 필더 보다도 지명 순위가 앞섰다.
기대대로 로웰은 200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2세 때였다. 22경기(선발19경기)에 등판해 112.1이닝을 던지면서 6승 6패 평균 자책점 5.37을 기록했다. 불안한 컨트롤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는 했지만 기대를 걸만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2008년 시련이 닥쳤다. 팔꿈치 통증이었다. 로웬은 이 때 투수를 그만두고 외야수로 전향할 것을 선언했다. 하지만 2008년 10월 볼티모어는 로웬과 재계약을 포기했고 결국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멍청한 결정을 내렸다. 그게 얼만큼의 용기를 요구하는 것인지도 잘 몰랐던 것 같다”고 후회할 만큼 외야수로 전향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2011년 토론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14경기 출장했지만 32타수 6안타(.188)을 기록한 뒤 시즌 종료 후 다시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험난했다. 뉴욕 메츠(2011년 11월 – 2012년 11월), 토론토(2013년 1월 – 2013년 11월)를 돌다 지난 해 4월 필라델피아와 계약했다. 이 사이 로웬 자신에게는 중요한 변화가 찾아왔다. 2013년 시즌을 마친 뒤 로웬은 베네수엘라 인터리그에 참가했다가 볼을 던져도 이제 더 이상 팔꿈치가 아프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필라델피아는 애리조나에서 로웬에 대해 투수로 트라이아웃을 가진 끝에 마이너리그 계약서를 내밀었다. 지난 해는 마이너리그 싱글A+, 더블A에서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올시즌은 불펜투수로 임무를 바꿨다.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에서 40경기에 등판해 58.1이닝을 소화했고 2승 3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마이너리그에서 BB/9=5.7로 여전히 제구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리빌딩 과정에 있는 필라델피아는 로웬에게 기회를 줬다.
로웬은 CSNPhilly.com과 인터뷰에서 "세 번째 기회를 얻는 복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 다시 오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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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필리스 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