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잊고 있었을 수도 있으나 삼성의 전통적으로 타격의 팀이었다. 그런 사자의 후예들이 다시 한 번 KBO 리그 역사에 도전한다. 2년 연속 팀 타율 3할, 그리고 역대 최고 팀 타율이 그것이다.
삼성은 역시 여름 강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자 다른 팀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가고 있다. 8일까지 99경기에서 61승38패를 기록, 2위 NC를 4경기 차로 떨어뜨리며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리그 유일의 6할대 승률(.616) 팀이다. 후반기에는 더 강해졌다. 다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은 후반기 16경기에서 12승을 쓸어 담으며(.750) 명성을 재확인했다.
후반기 2위 팀은 넥센(8승5패)인데 승률은 6할1푼5리로 삼성과 꽤 차이가 난다. 4.06의 평균자책점으로 후반기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운드의 힘도 든든하지만 역시 최근 돋보이는 것은 타격이다. 전반기에는 주축 야수들이 번갈아가며 부상을 당하며 팀 타격이 들쑥날쑥했던 삼성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완전체가 된 후반기는 다르다. 후반기 팀 타율은 3할2푼4리로 넥센(.329)에 이은 리그 2위다. 후반기 16경기에서 득점은 128점. 평균 8점을 냈다. 웬만해서는 지기 어렵다.

이런 와중에 삼성의 올 시즌 팀 타율은 다시 3할을 넘었다. 99경기에서 3할3리를 기록 중이다. 한 선수가 3할을 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팀이 3할을 치고 있으니 그 공포감이야 말을 다했다. 이에 2년 연속 팀 타율 3할이라는 대업 가능성도 활짝 열렸다. KBO 리그 역사상 유일한 팀 타율 3할의 기록(1987년 0.300)을 가지고 있었던 삼성은 타고투저의 시대를 맞아 지난해 3할1리의 팀 타율로 이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팀 타율 3할 자체 두 번 모두가 삼성이 기록한 것이었다. 당연히 2년 연속 팀 타율 3할 도전의 주인공도 삼성이다. 여기에 현재 페이스라면 지난해 기록을 깨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우선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고른 타율 분포가 돋보인다. 8일까지 구자욱(.351) 이승엽(.341) 박석민(.324) 최형우(.314)가 3할 이상을 치고 있다. 박해민(.298) 나바로(.280) 김상수(.271)도 좋은 페이스다. 규정타석에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이지영(.316)의 감도 좋고 복귀를 앞두고 있는 박한이(.305)도 팀 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지난해도 여름 이후에 강했던 삼성 타선이다. 삼성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시즌 종료까지 3할6리의 팀 타율을 기록하며 기어이 팀 타율 3할의 벽을 넘었다. 올해는 144경기 체제에서 투수들의 힘이 더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방망이가 한층 힘을 낼 가능성도 있다. 2년 연속 팀 타율 3할이라는 대업, 그리고 역대 최고 팀 타율이 나올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편 삼성에 이어 팀 타율 3할 고지를 밟는 팀이 또 나올 수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넥센이다. 지난해 2할9푼8리의 팀 타율을 기록해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랐던 넥센은 올해도 2할9푼9리의 팀 타율로 호시탐탐 3할을 넘보고 있다. 넥센의 지난해 8월 이후 팀 타율은 2할9푼7리였다. 지난해보다 조금 더 힘을 낸다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편 올해 리그 전체 타율은 지난해(.289)보다 1푼 이상 떨어진 2할7푼8리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