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0.372’ 마르테, 타격왕 판도 지각변동?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09 05: 50

순위표에는 보이지 않지만 곧 순위표에 오를 선수가 있다. 그것도 엄청난 고타율과 함께다. kt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32)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마르테가 규정타석을 채우는 순간 올 시즌 타격왕 판도는 안개 속으로 흘러갈 수 있다.
8일 현재 KBO 리그 타격왕 경쟁은 에릭 테임즈(NC, 0.374)와 유한준(넥센, 0.371)의 양자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유한준이 꾸준히 선두를 유지했으나 최근 테임즈의 엄청난 기세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3위 구자욱(삼성, 0.351)의 방망이도 폭발적인 오름세지만 아직은 1위권과 2푼 이상의 차이가 난다. 물론 아직 40경기가 넘게 남아 있는 만큼 선두권 경쟁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결정적인 변수를 만들 다크호스가 있으니 바로 마르테다. 마르테는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을 종전 3할6푼3리에서 단번에 3할7푼2리까지 끌어올렸다. 3할7푼2리는 7월 15일 두산전 당시(.374)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4할, 8월 7경기에서는 4할8푼4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마르테가 타격왕 경쟁에서 빠져 있는 것은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탓이다. 옆구리 부상 등으로 시즌 초반 결장 기간이 있었던 마르테는 8일까지 딱 300타석을 소화했다. kt가 100경기를 소화했으니 규정타석은 310타석. 앞으로 부상이 없다면 이르면 8월 중순, 늦어도 8월 말이 오기 전에는 무난하게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타율로 규정타석에 진입한다면 테임즈에 이어 2위다.
마르테의 기량이야 정평이 나 있다. 올 시즌 71경기에서 3할7푼2리의 고타율은 물론 13홈런과 63타점을 수확했다. 정상적으로 팀의 100경기에 모두 뛰었다면 홈런이나 타점 등 누적 기록은 더 좋아졌을 것이 확실하다. 4할3푼의 출루율은 규정타석 기준으로 리그 5위이며 6할1푼3리의 장타율은 리그 6위다. 득점권에서도 3할1푼3리의 타율로 약하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는 등 kt 외국인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
공격적인 측면은 물론 수비에서도 흠잡을 곳이 마땅치 않은 활약이다. 8일 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다. 경기 중반에는 두 차례의 강한 타구를 정확하게 직선타 처리하며 선발 정대현의 어깨를 가볍게 하기도 했다. 선발 당시 “공·수에서 모두 뛰어난 외국인이며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고 홍보했던 kt의 설명에는 하나도 거짓이 없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이만한 효자 용병도 드물다.
팀에 잘 융화하는 성격도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팀 현실, 그리고 패배가 많을 수밖에 없는 팀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비록 올 시즌은 최하위가 굳어져가는 kt지만 마르테의 활약은 한줄기 빛이다. kt가 1군 진입 첫 해 ‘타이틀 홀더’를 배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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