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 패배 잊게 만든 권하늘-김정미의 위대한 발걸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9 06: 40

권하늘(27, 부산상무)과 김정미(31, 현대제철)의 위대한 발걸음이 북한전 패배의 아픔을 잊게 만들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FIFA랭킹 17위)은 지난 8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북한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최종전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악조건을 이겨냈다. 강호들과 참 잘 싸웠다. 일본(4위), 북한(8위), 중국(14위)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 난적이다. 일본은 올 여름 캐나다 월드컵 준우승국이고, 중국은 8강에 올랐다. 북한도 수 십년간 여자 축구의 강호로 군림해왔다.

그럼에도 패배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전반의 내용, 수비 굴절에 이은 선제 실점, 골대 강타 등의 연속된 불운이 태극낭자들의 아쉬움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우승 길목에서 아픔을 안긴 상대가 '천적' 북한이라는 점도 한 몫 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지난 2005년 승리 이후 10년 동안 북한에 9연패했다. 
유이한 위안거리는 권하늘과 김정미의 위대한 발자취다. '육군 중사' 권하늘은 북한전서 그라운드를 밟으며 대망의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지난 2006년 11월 도하아시안게임 대만전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약 9년 만에 금자탑을 쌓았다. 부상으로 곤욕을 치르면서도 한국 여자 축구 선수로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정미도 새 역사를 썼다. 그는 지난 2005년 대회를 시작으로 5회 연속 동아시안컵에 참가한 한국 축구의 살아 있는 역사다. 이번 대회 최우수 골키퍼에 선정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2005년에도 최우수 골키퍼를 수상했던 김정미는 10년 만에 의미 있는 상을 받으며 북한전 패배의 아쉬움을 지웠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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