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 같지 않다".
삼성 포수 진갑용(41)이 지난 6일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하며 전력분석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진갑용의 은퇴로 KBO리그 최고령 포수의 타이틀은 한화 조인성(40)에게로 넘어왔다.
1974년생 진갑용과 1975년생 조인성은 1살 터울로 아마추어 연고대 시절부터 포수 라이벌이자 동반자로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다. 진갑용 은퇴에 조인성도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조인성은 "남의 일 같지 않다. 만약 LG에 계속 있었더라면 아마 2~3년 전 선수로는 은퇴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팀을 옮기면서 선수로서 계속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화행도 내게는 좋은 기회였다. 그 기회를 살려 앞으로 주어진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조인성과 진갑용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국가대표 포수로 주전 자리를 양분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프로에서도 라이벌의 관계는 오랜 시간 지속됐다. 조인성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대표팀을 같이 하며 갑용이형에게 많이 배웠다. 훌륭한 경쟁 상대가 있었기 때문에 나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갑용이 형은 나보다 월등한 실력과 성적을 낸 포수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존경받는 포수로 우리 야구에 한 획을 그었다"며 "갑용이 형이 은퇴를 하게 돼 내가 최고참 포수가 됐다. 남은 선수생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진갑용은 은퇴했지만 조인성은 아직 건재하다. 지난 8일 대전 롯데전 8회 1사 1·2루에서 정대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동점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시즌 5호 홈런으로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결정적 한 방. 전반기 종아리·옆구리 부상으로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고생했지만 후반기 15경기 타율 2할8푼9리 2홈런 10타점으로 상승세다.
조인성은 "옆구리가 나으면서 타격 감각이 많이 올라왔다. 팀이 100경기를 하는 동안 공격적으로 도움 된 것이 2경기밖에 없는 것 같다. 그동안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마지막 남은 44경기에 조금 더 분발해서 오늘 같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전히 클러치 한 방이 살아있다.
후반기 조인성은 부동의 주전 포수로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고 있다. 불혹의 포수이지만 타고난 강골과 자기관리로 체력 문제는 없다. 그는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크게 부담 없다. 이 시기에는 누구나 체력적인 부담은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자신했다. 진갑용의 은퇴로 리그 최고령 포수가 된 조인성, 아직 그는 한화와 KBO리그에서 해야 할 게 많이 남았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