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우승' 정선아,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5.08.09 18: 02

무명의 정선아(23)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스크린 여제' 최예지(20, 온네트)를 물리친 것은 물론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정선아는 9일 대전 유성구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열린 '2015-16 롯데렌터카 WGTOUR 섬머 3차 대회' 결선 마지막날 최예지와 3번이나 가는 연장접전을 펼친 끝에 정상에 올랐다.
전날 최예지에 1타를 뒤져 마수란(24, 윈윈스타일)과 공동 2위로 이날 경기에 나선 정선아였다. 그러나 정선아는 이날 꾸준하게 정상권에 머물렀고 한 때 단독 선두로 나설 정도로 안정적인 샷 감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성공시키며 연장전에 합류했다.

생애 첫 연장승부에 돌입한 정선아는 최예지와 3번에 걸친 연장승부를 펼쳤다. 연장 첫 홀에서 파를 기록했고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정선아는 3번째 홀에서 버디를 낚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선아는 3번째 연장승부를 준비하고 있었다. 최예지가 2m짜리 버디 퍼트를 남겨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예지가 예상치 못하게 버디를 놓치면서 정선아는 기분좋은 우승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지난 1차 대회와 2차 대회에서 각각 4, 6위로 올 시즌 꾸준한 성적을 보인 정선아는 생애 첫 정상 등극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 감사하다"면서 북받쳐 오른 감정을 가까스로 추스린 정선아는 "1번홀부터 떨렸다. 계속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펼쳤다"면서 "마지막에 예지가 버디를 놓쳤을 때도 우승을 했는지 몰랐다. 예지가 축하한다는 말을 해줘서 알았는데 그 말을 듣고 감정이 벅차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정선아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우승할거야'라고 말해왔다. 그렇지만 전날 예지가 1등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기가 죽었던 것이 사실이다"고 털어놓은 뒤 "하지만 오늘 계속 1타차를 두고 왔다갔다 하면서 '어쩌면 우승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어보였다. 또 "외할머니가 병상에 계시는데 제일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정선아는 시즌 목표에 대해 "이번 우승도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한 번 더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선아는 올 시즌부터 평소 함께 다녔던 아버지 없이 혼자 운전을 하고 대회에 나서고 있다. 또 샷 감이 좋아지면서 점프투어 대신 WGTOUR에 집중하면서 기량을 좀더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정선아는 "아빠와 퍼팅 연습을 했는데 잘 안됐다. 그런데 오늘 아이언이 잘되면서 계속 따라붙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정선아는 "첫 라운드에서 떨어지면 아빠에게 엄청 혼날까봐 엄청 집중했다"고 농담을 섞어 관중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letmeout@osen.co.kr
골프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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