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폰' 리명국이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슈틸리케호의 앞을 가로막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북한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최종전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슈틸리케호는 앞서 '개최국' 중국과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1승 1무를 거뒀다. 북한(1승 1패)을 물리칠 경우 이후 펼쳐지는 일본(1무 1패)-중국(1승 1패)전 결과에 상관없이 2008년 이후 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무승부에 그치며 중국이 일본을 잡을 경우 우승컵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슈틸리케호는 이날 전진 또 전진했다. 자력 우승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전반부터 쉴 새 없이 북한을 몰아쳤다. 전반 슈팅 개수에서 14-1로 앞섰을 정도로 압도적인 내용이었다.
대표팀은 후반 들어서도 북한의 골문을 줄기차게 노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중반 이종호(전남)를 빼고 정우영(빗셀 고베)을 투입하며 왼발이 좋은 권창훈(수원)을 좌측 날개로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리명국의 거대한 벽을 넘지 못했다. 수 차례 선방쇼를 펼치며 태극전사들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전반 40분 이재성이 땅볼 크로스를 받아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리명국이 몸을 던져 선방하며 북한의 골문을 사수했다.
리명국의 선방 퍼레이드는 후반 들어서도 계속 됐다. 한국은 후반 28분 가장 좋은 찬스를 날렸다. 이정협이 박스 안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리명국이 가까스로 쳐냈다. 신들린 선방이었다. 이어진 권창훈의 왼발 슈팅도 북한 수비수의 팔에 맞으며 무산됐다.
후반 추가시간엔 김신욱이 문전에서 방향만 바꾸는 힐킥으로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리명국에게 막히며 머리를 감싸쥐어야 했다.
한국이 북한의 '캡틴' 리명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채 자력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