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구 투혼’ 저마노, 에이스 면모 선보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09 21: 15

에이스의 조건은 평정심이다. 설사 초반 흔들리더라도 자신의 맡은 몫을 최대한 수행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kt의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33)는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 심기가 썩 좋지 않을 법한 초반을 보냈지만 평정심을 찾으며 어려운 상황에 빠진 팀 마운드를 구했다.
저마노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피안타(2피홈런) 5탈삼진 4실점했다. 피안타 수에서 보듯이 경기 내용이 깔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3회까지만 무려 9점을 내며 SK 마운드를 두들긴 타선의 응원에 힘을 얻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여기에 2회 4실점을 한 후에는 빠르게 안정감을 찾으며 SK 타선을 틀어 막았다. 타선도 대활약을 펼쳤지만 SK의 추격을 저지한 저마노도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팀이 1회 시작부터 마르테의 투런 홈런으로 점수를 만들어줬고 저마노노 1회를 잘 넘겼다. 2사 후 이재원에게 좌전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브라운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팀 타선이 2회 2점을 더 보태주며 경기가 순조롭게 흐르는 듯 했다. 그러나 2회 대포 두 방을 허용하며 단번에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 최정에게 유격수 옆 깊은 내야안타를 맞은 저마노는 박정권에게 우월 투런포를 맞으며 이날 첫 실점했다. 이어 김강민에게도 유격수 옆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유격수 박기혁의 송구가 옆으로 흐르며 타자가 1루에서 살았다. 결국 정상호에게 중월 투런포를 얻어맞고 동점을 내줬다.
그러나 kt는 3회 곧바로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대거 5득점, 저마노에게 다시 힘을 실어줬다. 힘을 낸 저마노는 3회 1사 1,2루 위기를 정리하더니 4회에도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어 저마노는 5회에도 이재원을 유격수 땅볼로, 브라운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2사 후 최정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박정권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승리투수 요건 고지에 올라섰다.
6회에는 김강민을 3루수 땅볼로, 정상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대타 박계현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팀의 리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6회까지 111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7회 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저마노는 7회까지 책임지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단 한 번도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지 않았던 저마노는 이날 무려 124개의 공을 던지며 kt 마운드를 지탱했다.
kt는 현재 2이닝 이상을 던질 수도 있는 '중무리' 장시환의 2군행으로 불펜이 크게 헐거워져 있다. 8일에도 불펜이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6점차 리드라고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저마노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있었고 그런 벤치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선보인 저마노는 그 대가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