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27)이 지난 등판의 악몽을 깨끗이 씻었다. 그것도 최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 다이노스 타자들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양현종은 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플러스를 기록했고, 팀도 9-2로 승리하며 시즌 11승째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2.49를 그대로 유지했다. 특히 이전 등판의 부진을 씻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올 시즌 단 한 번도 2연속 선발패가 없는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명실상부 KIA의 에이스다. 올 시즌 KIA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에이스 양현종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지금까지 후반기에 약했던 양현종이기에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특히 지난 4일 목동 넥센전에서 홈런 4방을 허용하는 등 5이닝 8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팀이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쓰라린 패배였다.
그러나 양현종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에이스 본능을 과시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7승 무패를 달리던 NC를 상대로 침착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경기 초반 벼락같은 2개의 홈런을 허용했으나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몇 개의 실투를 제외하면 공이 낮게 제구됐고 7이닝까지 소화하며 왜 에이스인지를 증명했다. KIA도 NC 2연전을 1승 1패로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경기 초반엔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1회말 2사 후 나성범에게 중월 솔로포를 맞고 선제 실점했다. 3회 1사 후엔 박민우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어 김성욱에게 사구, 2사 1루서 테임즈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2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호준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4회와 5회에는 삼진 3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말 1사 후 테임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호준을 병살타로 막았다. 7회에는 최대 고비에 놓였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후 김태군에게 중전안타, 최재원에게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의 위기. 하지만 다음 타자 최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양현종은 7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2실점. 7연승을 달리던 NC의 신바람을 잠재웠다. 이날 최고 147km에 이르는 패스트볼(64개)에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21개), 커브(3개)를 섞어 던졌다. 양현종은 호투로 최근 흔들리고 있는 불펜 투수들의 짐을 최소화해줬다. 무엇보다 에이스답게 2경기 연속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krsumi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