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페이스로 가고 있던 류제국(32, LG 트윈스)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했다.
류제국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⅓이닝 7피안타 4탈삼진 3볼넷 4실점했다. 6회말까지는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으나 7회말 급격히 흔들린 류제국은 불펜에 의해 실점이 불어났고, 팀의 1-9 패배 속에 시즌 7패(3승)째를 당했다.
첫 두 이닝에 연속으로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으나 실점은 발생하지 않았다. 1회말 류제국은 선두 민병헌의 볼넷 뒤 후속타자 박건우의 번트 실패 이후 살아났다. 2회말에도 선두 양의지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1사에 나온 허경민의 중견수 플라이 때 미처 귀루하지 못한 양의지까지 잡고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3회말 위기가 있었으나 수비의 도움이 뒷받침되며 무실점이 이어졌다. 류제국은 1사에 김재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에 자신의 커브를 공략한 박건우의 좌전안타에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우전안타가 될 수도 있던 오재원의 타구를 2루수 손주인이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첫 실점은 4회말이었다. 류제국은 선두 김현수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공이 몰려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그러나 두산 타자들이 계속해서 초구를 공략한 덕분에 류제국은 투구 수를 아꼈고, 공 8개로 4회말을 마쳤다.
5회말 1사 2루에서 박건우와 오재원을 연속 삼진 처리하고 곤경에서 탈출한 류제국은 6회말 투구 수가 불어나고 실점 위기에까지 처했으나 빠져나왔다. 2사에 데이비슨 로메로의 타구가 외야 좌측으로 가는 2루타가 됐고, 후속타자 허경민 타석에서 류제국은 볼카운트 3B로 불리해졌지만 풀카운트를 만든 뒤 절묘한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 다음 이닝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7회말 고비에서 불운을 피해가지 못했다. 1사에 김재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병살이 될 수 있던 민병헌의 타구가 2루 베이스에 맞고 외야로 빠져나가는 안타로 변해 1, 3루가 된 것이 류제국에게는 불운이었다. 이후 박건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간 류제국은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실점이 4점으로 커졌다.
움직임이 좋은 투심 패스트볼이 최고 구속 147km까지 나왔을 정도로 류제국의 구위는 좋았다. 제구 역시 크게 흔들리지 않았으며 빠른 볼카운트에 과감히 승부를 걸어 투구 수도 아꼈다. 각이 큰 커브로 타자의 허를 찌르며 루킹 삼진을 잡아내는 면도 보여줬지만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아직 손바닥이 완전하지 않은 이동현까지 투입한 것을 비롯해 7회말에만 5명의 투수를 번갈아 쓴 LG는 뼈아픈 결과와 내용 모두 아픈 패배를 당했다. /nick@osen.co.kr
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