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짧은 휴식도 다승 선두 유희관(29, 두산 베어스)을 막지 못했다.
유희관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4탈삼진 2볼넷 1실점했다.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러닝을 하다 왼쪽 발목을 접질러 한때 이날 선발 등판이 불투명하기도 했으나, 예정대로 마운드에 올라 변함 없는 피칭을 보여준 유희관은 리그 최초로 15승에 도달했다.
4회초까지는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4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를 내주기는 했으나 2개의 안타는 모두 2루수 방면 내야안타였고, 한 이닝에 주자 2명을 내보내지 않는 안정된 피칭이 계속됐으며, 3회초는 삼자범퇴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승부가 돋보였다.

첫 실점은 5회초였다. 선두 양석환에게 던진 포심 패스트볼(128km)이 높은 코스로 가 좌월 솔로홈런을 맞은 유희관은 1실점했다. 그러나 2사 만루에서 워닝 트랙까지 가는 좌익수 플라이로 박용택을 잡아내 추가 실점은 하지 않고 이닝을 끝냈다.
6회초 무사 1루에서 이진영의 중견수 플라이 때 서상우가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해 아웃카운트 2개를 동시에 얻은 유희관은 투구 수가 101개였던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한 이닝을 더 무실점으로 막았다. 2사 1루에서는 슬로우 커브(전광판 기준 101km)로 임훈을 헛스윙 삼진 유도하는 여유까지 과시했다.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132km로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싱커를 자주 활용하는 투구 패턴도 여전했다. 그래도 좌타자가 많이 포진한 LG 타선에 맞춰 슬라이더의 비율도 조금 높였다. 가끔씩 섞은 느린 커브도 효과적이었다.
4일 휴식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희관은 화요일이던 지난 4일 울산 롯데전에 선발로 던진 뒤 일요일인 이날 다시 나왔지만 문제가 없었다. 당시 8이닝을 던지며 투구 수도 109개에 달했지만, 4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하고 14승(3패)째를 거둔 좋은 흐름이 이날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5일을 쉬고 다음 등판에 나서는 선발투수가 110개 가까이 던지고 4일만 쉰 뒤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특히 유희관의 경우 그 사이에 발목을 다치기까지 했기 때문에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모든 문제들이 유희관에게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이번 주에만 2승을 거둔 유희관은 20승에도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헸다. /nick@osen.co.kr
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