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WAR 5위’ 강정호, 대세론 쐐기 박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10 06: 04

화려한 7월을 보낸 강정호(28, 피츠버그)가 8월에도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강정호가 피츠버그의 떠오르는 스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주목받는 유격수, 그리고 올해의 신인 후보라는 ‘대세론’에 쐐기를 박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정호의 7월 활약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7월 25경기에서 타율 3할7푼9리, 출루율 4할4푼3리, 장타율 6할2푼1리, OPS 1.064,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7월 OPS는 리그 전체 야수 중 7위에 해당하는 호성적. 결국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 크리스 헤스턴(샌프란시스코)이라는 좋은 성적을 낸 신인 투수들을 제치고 내셔널리그 7월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한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 쾌거였다.
날아다닌다던 일본의 야수들 중에서도 ‘이달의 신인상’을 받은 선수는 스즈키 이치로(현 마이애미)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라는 일본프로야구의 전설적인 인물들 정도였다. 그 대열에 강정호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아시아 출신 센터 내야수(유격수, 2루수)로는 첫 수상이었다. 의미를 축소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성과였다. 그 결과 강정호는 이제 작 피더슨(LA 다저스),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맷 더피(샌프란시스코) 등과 신인왕 경쟁을 벌이는 확실한 후보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강정호의 객관적인 7월 성적은 어땠을까.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로 대략적인 가치를 측정해볼 수 있다. 미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강정호의 7월 WAR은 1.6이었다. 수비에서도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은 가운데(0.4) 이는 리그 전체 타자를 따져도 5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었다. 단순히 통계적으로만 보면 강정호는 7월 한 달 동안 대체 선수에 대비해 팀에 1.5승을 더 안겨다 주는 활약을 펼쳤다.
강정호에 앞선 7월 WAR 보유자는 마이크 트라웃(2.3), 조이 보토(신시내티, 2.1), 로렌조 캐인(캔자스시티, 1.9), 카를로스 곤살레스(콜로라도, 1.8) 뿐이었다. 트라웃과 곤살레스는 나란히 7월 ‘이달의 선수’까지 내달렸다. 투수 중에서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2.0), 존 레스터(시카고 컵스, 1.8)만이 강정호의 기록을 웃돌았다. 야수·투수를 포함해서도 전체 8위다. 엄청난 7월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강정호는 8월 출발이 아주 뜨겁지는 않은 편이다. 8월 6경기에서는 타율 2할1푼7리, OPS 0.598을 기록하고 있다. 장타는 홈런 하나 뿐이었다. 몇 차례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으나 숫자만 보면 7월에 비해 처지는 페이스다. 사실 ‘이달의 신인’을 수상한 선수들 중 상당수는 다음 달까지 그 활약상을 이어가지 못한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아직은 한창 좋을 때의 성적을 꾸준하게 이어갈 만한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강정호는 이미 한국무대에서 오랜 기간을 프로로 뛴 선수다. MLB의 경기수가 더 많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기 레이스가 낯설지 않다. 한 차례 처진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는 법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8월도 좋은 활약을 선보일 수 있다면 강정호 대세론은 더 끓어오를 수 있다. 어쩌면 올 시즌 들어 가장 중요한 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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