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거포 최진행(30)이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최진행은 지난 9일 화성구장에서 열린 화성 히어로즈와 2군 경기에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 5월 KBO 도핑 테스트 검사 결과, 금지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조롤이 검출돼 30경기 출장정지를 당한 최진행은 징계를 처분 받은 6월25일 이후 45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복귀 첫 경기에서 최진행은 실전 공백기의 영향인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1회 중견수 뜬공, 3회 유격수 내야 뜬공, 4회 유격수 땅볼, 7회 유격수 땅볼. 하지만 이날 최진행에게 눈에 띈 것은 4타수 무안타의 성적이 아니라 첫 타석 전 사죄의 인사였다.

1회 첫 타석을 앞두고 최진행은 헬멧을 벗어 상대팀 화성 선수단과 경기장을 찾은 소수의 관중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화 관계자는 "잘못을 반성하고, 팬들과 상대팀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한 인사였다"고 밝혔다. 지켜보는 이가 많지 않은 2군 경기였지만 진심을 담아 사죄했다.
최진행이 일부러 약물을 복용한 것은 아니지만 실수도 잘못이다. 신성한 스포츠세계에서 약물의 힘을 빌린 것이 드러난 이상 어떠한 변명도 없이 백배 사죄해야 마땅하다. 이번 주 1군 복귀가 유력한 상황에서 최진행은 다시 한 번 팬들과 상대팀에 잘못에 대한 사죄를 구할 예정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최진행 본인도 이번 잘못으로 많은 반성을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팬들은 물론이고 야구계 전체와 팀에 대한 죄송한 생각과 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주 선수단에 합류하기 전까지 최진행은 홀로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당분간, 아니 어쩌면 앞으로 계속 최진행에겐 비판 여론이 따라붙을 것이다. 그만큼 금지약물은 스포츠세계에서 중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죗값을 치렀으면 그걸로 끝이다. 계속 (죄인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진행에게 더 이상 죄를 묻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였다.
KBO의 징계는 끝났지만 아직 팬들이나 여론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최진행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며 속죄해야 한다. 두 번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그라운드에서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징계는 해제됐으나 그에게는 사죄의 길이 남았다. 2군 경기에서 인사는 그 시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