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이다. 여름철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잘 먹어야 한다.
'찜통 더위'로 악명이 높은 대구를 안방으로 쓰는 삼성 선수들은 더더욱 그렇다. 대구구장은 인조잔디 특성상 그라운드 위가 더 뜨겁다. 한여름 체감 온도는 40도를 웃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타 구단 선수들에 비해 체력 소모가 훨씬 더 크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이 먹으라고 한다. 허기지면 식은 땀이 나고 힘이 없다"면서 "더위를 탈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고기는 자동차로 치면 기름과 같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대구 중구의 한 일식 전문 식당과 계약해 대구 홈경기 중간식 개념의 식사를 마련한다. 흔히 중간식 하면 우동, 김밥, 튀김, 계란 등 가볍게 허기를 채우는 수준. 삼성은 다르다. 삼계탕, 갈비, 대게 등 산해진미가 가득하다. 먹성 좋은 선수들은 "오늘도 제대로 찢었다(배부를 만큼 실컷 먹었다는 의미)"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9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구단의 허락 하에 1군 선수단 식당을 둘러봤다.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제대로 준비돼 있었다. 식사 뿐만 아니라 수박 화채까지. 선발부터 중간, 마무리까지 탄탄한 삼성의 마운드와 같이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
삼성 선수들의 대구 홈경기 중간식을 책임지는 김도연(47) 씨는 "여름철에는 선수들의 입맛이 짧아질 수 있으니 좀 더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메뉴 선정은 그때 그때 다르다. "신선도를 가장 우선시한다. 새벽에 장을 보러 가서 그날 가장 싱싱한 걸로 메뉴를 준비한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또한 "선수들이 호텔 음식을 자주 먹는 만큼 되도록이면 호텔에 나오지 않는 메뉴를 준비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가장 즐겨먹는 메뉴는 무엇일까. 김 씨는 "주로 고기 종류를 즐겨 먹는다. 한 번씩 그릴을 가져와 갈비를 구워 주면 가장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 야마이코 나바로는 꼬막 킬러. 그래서 김 씨는 나바로를 위해 꼬막를 따로 준비하기도 한다.
선수단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곰탕을 만들기 위해 밤새도록 국물을 우려내는 건 예삿일. 그래도 선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사라진단다. 김 씨는 "선수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힘이 절로 난다. 게다가 야구도 잘 하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