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이름이 순위표에 오를 시간이 다가왔다. 빠르면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규정타석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정호는 총 337타석을 소화, 한 타석 차이로 규정타석(피츠버그가 치른 109경기 x 3.1=337.9타석. 소수점 반올림으로 규정타석은 338타석)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네 타석만 소화하면 규정타석을 채운다. 규정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리그 전체에서 손에 꼽히는 공격형 유격수로 자리한다.
강정호는 10일 LA 다저스와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서 5번 타자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3타점 2득점 몸에 맞는 볼 2개로 활약했다. 특히 강정호는 7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폭발, 피츠버그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강정호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9푼3리 9홈런 39타점 42득점 OPS 0.821. 유격수로서 리그 세 손가락에 꼽히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2015시즌 리그 전체 300타석 이상 소화한 유격수 OPS 순위-
툴로위츠키: 99경기 타율 0.293 15홈런 59타점 OPS 0.822
강정호: 93경기 타율 0.293 9홈런 39타점 OPS 0.821
크로포드: 107경기 타율 0.266 19홈런 71타점 OPS 0.820
페랄타: 108경기 타율 0.278 16홈런 55타점 OPS 0.781
보가츠: 108경기 타율 0.311 3홈런 OPS 0.744
물론 강정호가 올 시즌 유격수 한 자리에서만 뛰지 않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강정호는 올 시즌 유격수로 39경기, 3루수로 57경기를 소화했다. 강정호는 이날 경기서도 승부가 기운 8회초에 유격수에서 3루수로 위치를 변경했다. 피츠버그 팀 사정에 따라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소화하는 중이다.
그런데 강정호는 시간이 흐를수록 유격수로서도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 20일 머서의 부상 이후 대부분의 경기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장, 시즌 초반보다 향상된 유격수 수비로 피츠버그 내야진의 핵으로 자리 중이다. 3루수와 유격수 두 자리에서 보여줬던 수비력 차이를 좁혀가고 있는 것이다.
-강정호 3루수와 유격수 수비 기록 비교(8월 9일 기준)-
3루수: 56경기 402⅓이닝 에러 4개(필딩 3개·송구 1개) 수비율 0.971 UZR 1.0
유격수: 38경기 278⅔이닝 에러 5개(필딩1개·송구 4개) 수비율 0.966 UZR -1.6
머서 부상 전 유격수 수비기록: 23경기 158⅔이닝 에러 4개 수비율 0.953
머서 부상 후 유격수 수비기록: 15경기 120이닝 에러 1개 수비율 0.984
흐름을 이어간다면, 강정호는 유격수로서도 확고한 위치에 설 수 있다. 향후 헌팅턴 단장과 허들 감독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으나, 3루수 해리슨과 유격수 머서 중 한 명은 복귀 후에도 후보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것은 강정호가 이미 피츠버그 해적선을 대표하는 내야수로 올라섰다는 점이다.
한편 미국 유명 스포츠매체 ESPN ‘그랜트랜드’는 지난 8일 강정호의 활약을 집중조명했다. 이 매체는 강정호를 두고 “강정호는 내야 어느 포지션에서도 뛸 수 있고 어느 타순에서나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왼손을 상대로 한 성적이 좀 더 낫지만 오른손 상대 성적도 좋은 편이다. 강정호는 내셔널리그의 벤 조브리스트가 되고 있다”고 극찬했다. 조브리스트는 내야와 외야를 모두 소화하는 리그 최고의 야수. 미국에서도 강정호를 향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