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슘, 플루토늄까지...특급 외인 지켜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11 06: 46

KBO 리그에서 외국인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이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성적이 갈리기 때문이다. 외국인선수만 잘 뽑아도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단번에 올라가는 구단도 있다. 그래서 스카우트들은 오늘도 이역만리에서 마이너리그 경기를 지켜보며 옥석을 가리고 있다.
올해 KBO 리그 외국인타자 3인방을 꼽자면 에릭 테임즈(NC)와 짐 아두치(롯데), 그리고 야마이코 나바로(삼성)가 빠질 수 없다. OPS 순서대로 나열했는데, 테임즈는 10일 현재 OPS 1.287로 KBO 리그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두치도 0.950, 나바로는 0.949를 기록하고 있다.
타격 정확도에 선구안, 빠른 발, 장타력까지 모두 갖춘 '팔방미인' 테임즈가 워낙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아두치와 나바로 역시 특급이라 할 만하다. 롯데 역사상 최초의 20-20 달성자인 아두치는 후반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고, 나바로는 홈런 33개로 리그 3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타자 중 가장 많은 결승타(10개)를 친 브렛 필(KIA) 역시 훌륭하다.

투수는 평균자책점 2.83으로 리그 2위인 에릭 해커(NC)와 최다이닝 1위(152이닝) 조시 린드블럼(롯데), 다승 3위(12승)인 알프레도 피가로(삼성) 등이 돋보인다. 해커는 앞선 2년 동안 거둔 12승을 이미 넘어 13승으로 다승 2위도 겸하고 있으며, 피가로는 류중일 감독이 기다리던 강속구 투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린드블럼은 인성까지 나무랄 데 없다.
당연히 해외 스카우트들이 이들을 주목하기 마련이다. 일본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미국 스카우트들도 KBO 리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기서도 통하면 건너가서도 좋은 활약을 충분히 기대할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을 지키기 위한 구단들의 노력도 눈물겹다. 좋은 외국인선수를 뽑기 정말 어렵다는 걸 감안하면, 일단 검증된 이들의 몸값은 치솟기 마련이다. 어디 몸값이 문제일까, 구단은 크고 작은 편의까지 봐주면서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겠다는 선수를 붙잡는 건 쉽지 않다. 현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가장 많이 지켜보는 선수는 3명인데, 박병호와 테임즈 그리고 린드블럼이다. 1루수 포지션에서 똑같이 특급 성적을 내고 있는 박병호와 테임즈지만, 일단 테임즈는 포스팅 절차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접근성이 더 높다. 또한 린드블럼을 보기 위해 사직구장을 찾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도 종종 보인다.
한 구단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에 다시 간다면 보내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일본 구단에는 빼앗길 수 없다"고 말한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각종 편의 제공까지 더하면 KBO 리그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일본에서 관심을 보인다길래 '세슘, 플루토늄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냐'고 슬쩍 이야기를 했다. 이미 그 선수 역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때문에 일본은 가지 않겠다고 말하더라"고 안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외국인선수를 붙잡아두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확실하게 계약을 미리 맺어놓은 것이다. 다년계약을 맺은 선수가 있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확실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에 대해 구단은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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