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 헤드샷’ 아오키,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11 06: 49

투구에 머리 부위를 맞는, 이른바 아찔한 ‘헤드샷’을 당한 아오키 노리치카(33, 샌프란시스코)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신의 야구 경력에서 최악의 순간 중 하나를 넘긴 아오키는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라는 바람으로 큰 충격을 대변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올해 샌프란시스코로 둥지를 옮긴 아오키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선발 1번 좌익수로 출전했다. 그런데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제이크 아리에타가 던진 빠른 공(147㎞)에 머리를 맞으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전파를 타고 파열음이 생생하게 들렸을 정도의 직격이었다.
예리한 볼 끝을 자랑하는 아리에타의 구위는 이번 상황에서 흉기가 됐다. 아리에타의 빠른 공은 마치 떠오르는 느낌을 주듯 날아간 끝에 아오키의 헬멧을 강타했다. 헬멧이 멀리 날아갈 정도의 큰 충격이었다. 상대 포수였던 미겔 몬테로가 샌프란시스코 덕아웃에 즉시 ‘SOS’를 날릴 정도로 모든 이들이 깜짝 놀랄 만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의식을 잃지는 않은 아오키였지만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모든 이들이 직감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방송국인 CSN 베이아레나 중계진은 “무서운 순간이다.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해도 조심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아오키는 앙헬 파간으로 교체됐으며 즉시 인근 의료시설로 이동해 정밀검진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 뇌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아오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구토 증세도 있었다. 두통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괜찮아진 상태”라면서 “이것이 마지막 헤드샷이기를 바란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아오키의 아내인 TV도쿄의 아나운서 사치 씨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검사 결과 뇌에는 이상이 없다. 큰 부상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남편을 걱정스러운 눈길로 쳐다봤다.
보통 머리에 공을 강타당한 선수들은 외상이나 내상이 없다 하더라도 구토 및 현기증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다음 경기부터 멀쩡히 경기에 나서는 게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아오키는 당분간 컨디션 추이를 지켜볼 전망이지만 이번 헤드샷이 최근 괜찮았던 페이스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6월 20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도 오른쪽 발목에 공을 맞아 한 달 이상 결장했던 아오키는 올 시즌 유독 심한 사구 악몽에 울고 있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이번이 36번째 몸에 맞는 공. 아오키는 올 시즌 79경기에서 타율 3할4리, 출루율 3할7푼, 4홈런, 24타점, 12도루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사구 여파에 흐름이 뚝뚝 끊긴 것이 아쉽다. /skullboy@osen.co.kr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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