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벅지 부상' 이승엽, "걱정할 만큼은 아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8.11 13: 00

"걱정할 만큼은 아니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에게 현재 상태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11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이승엽은 "열흘 전부터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아 트레이너 파트와 상의해 검진 한 번 받아봤는데 근육이 4cm 가량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단순 근육통 수준으로 생각했는데 찢어졌다니까 좀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10일) 구단 지정 병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았고 오늘부터 이곳에 와서 운동을 시작했다"며 "오전에는 가볍게 걷고 오후에는 부상 치료와 보강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며 내일부터 가볍게 티배팅을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건 2013년 9월 18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1군 일정에 익숙한 이승엽은 "아침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 무렵 퇴근한다"며 "생활 패턴이 바뀌게 돼 조금은 어색하지만 하루 빨리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의 1군 복귀 시점에 대해 "열흘 뒤 합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이승엽은 "나 또한 열흘을 채우고 합류하는 게 목표다. 팀의 일원으로서 하루 빨리 복귀하는 게 의무"라며 "부상을 안고 뛰면 100%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으니 팀원 뿐만 아니라 관중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다. 빠지게 돼 아쉽지만 하루 빨리 몸을 만들어 올라가도록 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타율 3할4푼1리(375타수 128안타) 21홈런 74타점 72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특히 이달 들어 타율 5할7푼7리(26타수 15안타) 3홈런 7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그래서 일까. 이승엽은 "타격감이 아주 좋았기 때문에 빠지게 돼 아쉬웠다. 병원에서도 선수 본인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참고 할 수 있지만 야구는 의외성이 많기 때문에 전력으로 뛰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자칫 하다간 한 달 이상 재활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제 20대가 아닌 40대가 된 만큼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팀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이승엽은 "내가 빠졌어도 우리 팀은 워낙 잘 하니까 괜찮다.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한 국내 최고의 명문 구단 아닌가"라고 삼부심(삼성에 대한 자부심이라는 의미)을 드러내기도.
이승엽의 시즌 타율은 3할4푼1리. 자신의 한 시즌 최고 타율(1997년 .329)을 뛰어 넘는 수치다. 이에 "타격 폼이 여러가지 있다. 매일 바뀌는 건 아니지만 타격 훈련할때 (타격감이) 안 좋으면 짧게 치고 좋으면 크게 치려고 한다. 이제는 그런 부분을 조절하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할까. 김한수, 신동주 타격 코치님과 잘 상의해 조절하는 게 타율 상승 비결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대답했다.
그렇다고 자신의 한 시즌 최고 타율 경신에 대한 욕심은 없다. 이승엽은 "나는 지금처럼 그저 행복하게 야구하는 게 좋다. 어릴 적에는 각종 타이틀에 대한 욕심도 컸었는데 이젠 아니다. 파란 유니폼을 입고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 만으로 정말 행복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늘 말한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삼성 선수단의 목표이자 팬들에 대한 의무"라고. "개인 성적보다 한 번 더 우승해 다섯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끼우는 게 목표다. 이제는 야구를 즐기면서 하자고 다짐하면서도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한 경기 못 치고 나면 화나고 속상하다. 최대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려고 노력할 뿐이다".
'안방마님' 진갑용이 현역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승엽이 '맏형'이 됐다. 하지만 이승엽은 "우리 팀은 젊은 팀으로 바뀌는 추세다. 나는 그저 야구장에서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도록 노력할 뿐이지 고참이라고 특별히 이야기하는 건 없다. 보다시피 잘 해주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삼성의 히트상품. 사실상 신인왕 타이틀까지 예약한 상태. 이승엽이 바라보는 구자욱은 어떤 모습일까. "같은 선수 입장에서 평가하는 건 실례다. 이야기할 부분이 있다면 언론을 통하는 것보다 직접 이야기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같은 선수 입장에서 예의보다 실례가 될 수 있다. 언론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해주셨으면 한다. 구자욱이 훌륭한 선수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그동안 잘 달려오다가 쉬게 됐는데 잘 준비해서 팀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늘 하는 말이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은 목표이자 의무다. 그 우승의 순간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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