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팀 내에서 완전한 자기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부상자들이 속속 복귀를 앞둔 상황에서 오히려 강정호(28, 피츠버그)에 대한 믿음은 더 굳건해지고 있다. 지역 언론은 부상자 복귀 후에도 강정호가 주전 내야수로 나서야 한다며 확신에 찬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강정호의 성적을 생각하면 결코 과장된 목소리가 아니다.
올 시즌 좋은 페이스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 세인트루이스를 추격하고 있는 피츠버그는 조만간 든든한 지원군까지 맞이한다. 7월 부상을 당해 나란히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조시 해리슨(28)과 조디 머서(29)가 그 주인공이다. 주전 3루수였던 해리슨은 7월 초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으며 유격수 자리를 지키던 머서는 7월 중순 수비 도중 불운의 무릎 및 다리 부상을 당하며 역시 재활 중이다.
두 선수는 최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며 순차적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10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해리슨과 머서가 12일부터 재활 경기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예상보다 조금씩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는 두 선수는 트리플A 무대에서 컨디션을 조율할 예정이다. 두 선수, 그리고 팔꿈치 통증으로 DL에 간 A.J 버넷이 돌아오면 피츠버그는 완전체 전력을 구성할 수 있다.

두 선수의 복귀는 강정호의 출전 시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허들 감독은 머서의 유격수 수비 능력을 신뢰하고 있으며 해리슨은 팀의 차세대 간판 내야수로 낙점한 인물이다. 두 선수의 부상 후 아라미스 라미레스를 영입해 3루를 급히 채워 넣은 피츠버그의 상황에서 좌측 내야(3루수·유격수)를 두고 4명의 선수가 경쟁하게 된 것이다. 해리슨의 경우는 외야 백업으로도 출전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내야 출전 비중이 높은 선수다.
그러나 지역 언론들은 두 선수가 돌아와도 당연히 강정호가 한 자리를 꿰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유력지 중 하나인 ‘피츠버그 트리뷴’은 11일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에는 여전히 비판적인 물음표가 있다”라면서 중부지구 선두 싸움을 다뤘다. 이어 세인트루이스도 호재와 악재가 있다고 분석한 ‘피츠버그 트리뷴’은 피츠버그의 가장 중대한 결정요소 중 하나로 내야 구성을 손꼽았다. 그러면서 강정호는 반드시 주전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피츠버그 트리뷴’은 ‘재활 경기를 시작한 해리슨과 머서가 모두 돌아올 경우 누가 뛰어야 하는가’라는 자체 선정 질문에서 “모든 올바른 대답은 한 곳에서 시작한다. 바로 강정호가 매일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피츠버그 트리뷴’은 “강정호는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뛰어난 타자다. 해리슨은 ‘슈퍼 유틸리티’ 임무를 맡을 수 있으며 머서가 유격수로, 강정호가 3루수로 나서는 것이 가장 논리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자리가 뜬 라미레스의 경우는 상대가 왼손 선발일 경우 페드로 알바레스나 마이클 모스 대신 1루에서 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피츠버그 트리뷴’은 “수비적으로 알바레스나 모스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며, 많은 병살타를 치고 있는 모스보다는 공격적으로 나은 옵션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강정호를 붙박이 3루 주전으로 두고 나머지 선수들의 활용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확 달라진 강정호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