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과 초이’ 한화-SK의 극명한 희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12 05: 56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이 주어지는 5위 싸움의 주인공들로 지목되는 한화와 SK의 희비가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버티는 것이 관건”이라던 한화는 전력 플러스 요소를 업은 반면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SK는 전력 마이너스 요소에 고전하고 있다. 순위는 물론 분위기까지 완전히 역전된 모습이다.
한화와 SK는 최근 2경기에서 성적이 엇갈리며 순위를 바꿨다. 지난 주 한화와의 2연전을 모두 잡으며 5위를 탈환했던 SK는 그 후 5경기에서 1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승률 5할이 무너졌다. 이에 비해 한화는 5경기에서 4승을 기록하며 순위를 뒤엎었다. 이제 한화가 SK가 1.5경기를 앞서가는 양상이 됐다. 일주일 전과는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아 누가 웃는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된 것은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요약하면 새 외국인, 그리고 중심타선의 전력 보강 및 이탈이 도드라진다. 한화는 ‘승부수’로 여겼던 에스밀 로저스 카드가 2경기에서 완전히 적중했다. 여기에 금지약물 복용 징계를 마치고 최진행이 돌아왔다. 반면 SK는 대체 외국인 선수 크리스 세든이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여기에 후반기 타격감이 좋던 최정까지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넉 달을 뛰는 데 발표 금액만 70만 달러, 실질적으로는 100만 달러에 옵션까지 붙은 것으로 알려진 로저스는 ‘몸값’을 톡톡히 하며 지친 한화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6일 대전 LG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강렬한 한국무대 데뷔전을 가진 로저스는 11일 수원 kt전에서는 9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완봉승을 거두며 한화 팬들을 열광시켰다. 4일 휴식에도 불구하고 최근 물이 오른 kt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시즌 내내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던 한화로서는 확실한 에이스의 등장이다. ‘경기당 1억’이라는 몸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추세로 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가진 구위가 워낙 좋고 상대 팀들이 분석을 할 만한 시간이 부족해 관리만 잘 될 경우 막판까지 한화의 ‘필승카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또 5위를 차지한다면 포스트시즌에도 위력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다. 여기에 구위 조절차 2군에 내려가 있는 미치 탈보트까지 복귀하면 올 시즌 들어 첫 믿을 만한 원투펀치 구축의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금지약물 복용으로 30경기 징계를 받았던 최진행은 11일 1군에 복귀했다. 11일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분명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중심타자다. 최진행은 징계 전까지 69경기에서 타율 3할1리, 13홈런, 42타점을 올렸다. 여기에 부상을 당한 이용규도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도 복귀를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기대 요소가 많다.
반면 SK는 외국인 교체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다. 불의의 부상을 당한 트래비스 밴와트의 대체 선수로 한국무대와 SK에 복귀한 세든은 기본적인 구위와 제구가 버텨주지 못하며 난타를 당했다. 입국 후 5경기 성적은 1승3패 평균자책점 11.78이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가 조정 시간을 갖고 있지만 회복세는 장담할 수 없다. SK 선발진과 마운드 전력이 완전히 꼬인 것은 세든의 부진이 시작이라는 평가도 과언은 아니다.
여기에 최진행이 돌아온 11일 경기에서는 치명상까지 입었다. 부상으로 인한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는 듯 했던 간판타자 최정이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앞으로 약 한 달 정도는 출전할 수 없다. 최정은 1회 무사 1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견제 때 귀루하다 베이스를 잘못 밟아 오른발 인대 부분 손상 판정을 받았다. 초반 이후에는 특별한 부상자 없이 잘 버틴 SK였지만 한 번의 상황이 너무 큰 손실을 입은 셈이 됐다.
최정은 후반기 들어 17경기에서 타율 4할4푼6리, 4홈런, 16타점을 기록하며 SK 타격 상승세를 견인하던 선수였다. 팀에서는 공·수 모두에서 대체가 불가능한 자원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이 없는 손실이다. 이런 최정을 시즌 막판까지 활용할 수 없는 SK 벤치가 분위기를 다잡지 못한다면 SK는 9월이 오기 전에 고꾸라질 수도 있다. 일단 8월을 최대한 버티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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