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에반 믹이 선발투수에서 다시 불펜투수로 복귀했다. 미국에서는 불펜요원이었지만 선발투수가 하고 싶어 KIA 입단을 결정했었다. 처음에는 적응을 위해 불펜투수로 나섰고 원하던 선발투수로 1경기에 등판해 호투했다. 그러나 팀 현실이 에반을 다시 불펜으로 불러들였다.
김기태 감독이 밝힌 이유는 현재 KIA의 필승진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던 이적생 김광수가 지난 주 부진했다. 게다가 심동섭, 한승혁이 믿음을 주지 못하는데데 불혹의 노장 최영필도 흔들렸다. 6연승 후 3연패 포함 2승4패로 미끌어진 이유였다. 에반은 6연승 과정에서 불펜요원으로 3승을 챙겼다.
에반이 불펜투수로 나서면 외국인 엔트리 가동에 문제가 생긴다. 조쉬 스틴슨이 선발등판한다면 타자 브렛 필 혹은 에반이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핸디캡을 감수하고 에반을 필승맨으로 활용하는 고민이 여기에 있다. 5위 싸움에서 7회부터 1~2이닝 동안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필승맨의 부재가 크다.

KIA는 개막 이후 불펜 때문에 일희일비했다. 개막과 동시에 심동섭과 한승혁이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한승혁은 4월에는 방어율 1.23의 짠물 투구를 했다. 심동섭도 3~4월에는 13경기에서 10이닝동안 3자책점만 기록하며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박준표도 한몫했고 최영필도 든든했다. 한승혁과 심동섭의 활약으로 후반 불펜운용에 계산이 섰다.
올해는 불펜에 확실한 힘이 생긴 것으로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5월부터 심동섭과 한승혁이 기세를 잇지 못하며 부진에 빠졌다. 박준표도 4월 중순부터 부진했고 최영필과 이적한 김광수가 불펜진을 떠받쳤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병현도 잠깐 불펜에서 활약했으나 역시 신통치 못했다. 때문에 경기를 잡기 위해 소방수 윤석민이 8회에 등판하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은 기대를 모았던 심동섭과 한승혁이 불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김기태 감독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김감독은 남은 44경기에서 5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불펜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에반을 설득해 불펜으로 돌렸다. 에반이 불펜으로 돌아가면 선발진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김감독은 "우리 타선은 약하지만 한 두 번은 터진다. 선발진이 약해지지만 후반 흐름을 잡는 필승맨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에반을 5강 싸움의 승부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