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후회 없다" 김경언, 커리어하이 시즌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12 13: 00

착한 FA. 한화 강타자 김경언(33)이 올 시즌 새롭게 얻은 별명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체결한 FA 계약이 이제 와서 보니 헐값이라는 이유에서다.
김경언은 지난해 겨울 한화와 3년 총액 8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우선협상기간 원소속구단과 재계약한 선수 8명 중 최소 금액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비교적 적정가로 평가된 이 계약은 그러나 올해 김경언의 데뷔 후 최고 활약과 함께 반전을 일으켰다.
김경언은 불의의 부상으로 37경기를 빠졌지만 65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 79안타 11홈런 5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과 타점을 비롯해 출루율(.429) 장타율(.556) OPS(.985) 모두 프로 데뷔 후 최고 성적으로 득점권 타율 3할6푼7리에서 나타나듯 찬스에서 클러치 능력도 최고 수준이다.

이렇게 되자 지난해 FA 계약은 한화 구단 입장에선 성공적이지만, 김경언 개인으로 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 그래서 주위에서는 "FA 신청을 1년 더 미뤘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움 섞인 위로를 건넨다. 그럴 때마다 김경언은 "그런 건 신경 안 쓴다. 후회 안 한다"고 손사래 친다.
사실 김경언도 지난해 FA 신청을 놓고 고민을 했다. 그는 "김성근 감독님이 오시면 성적이 더 좋아질 것 같았다. FA 신청을 1년 미룰까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FA 신청을 하기에 앞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자진해서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에 자진 참가한 것도 그 이유였다.
하지만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 일생일대의 FA 기회를 1년 미루는 것은 모험이었다. 결국 FA를 신청했고, 한화와 재계약했다. 그는 "한화는 내게 제2의 고향 같은 팀이다. 한화에 오지 않았더라면 FA도 할 수 없었다. 정이 많이 든 팀이고 앞으로도 계속 이 팀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기대한 조건은 채우지 못해 상심도 없지 않았지만 잊었다. 그리고 올 시즌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실력으로 보란 듯 역대 최고의 착한 FA가 됐다. 한화 구단 관계자들도 "김경언이 이 정도로 활약할 줄은 몰랐다. FA가 돼 다른 팀으로 갔다면 팀 전력에도 큰 손실이었을 것이다"며 안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만약 김경언이 FA를 1년 더 미뤘으면 어땠을까. 그는 "마음 편하게 야구하고 싶어서 FA를 한 것이다. 오히려 미루지 않았기 때문에 잘됐다"며 "FA 계약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잘 치고, 수비 잘하려고 노력할 뿐이다"고 말한다. 어차피 야구에 만약은 없다. 타격의 신에게 후회도 없다. /waw@osen.co.kr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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