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진행(30)이 복귀 첫 타석에서 속죄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최진행은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원정경기에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2-0으로 리드한 1회초 2사 1루에서 주권의 3구 가운데 낮은 124km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6월23일 대전 넥센전 이후 50일만의 1군 경기 첫 타석을 '속죄의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시즌 14호 홈런. 지난 6월16일 대전 SK전 이후 57일만의 홈런이다.
최진행은 지난 5월 KBO가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금지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조롤이 검출됐다. 이후 2차 확진을 받았으나 양성 반응이 바뀌지 않아 최진행은 제재금 2000만원과 함께 3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했다. 한화 구단에서도 자체 징계로도 제재금 2000만원을 물었다. 지난 9일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30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해제된 11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그리고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징계 후 첫 복귀전을 가졌다. 경기 전 오후 3시30분부터 경희대학교에서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권용관·김회성·박노민·주현상·장운호와 함께 특타를 소화하며 몸을 풀었다. 경기장에 도착한 뒤에도 타격 훈련에 이어 외야 수비 훈련까지 차례로 소화하며 선발 복귀 준비를 끝마쳤다.
최진행은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선 뒤 헬멧을 벗어 그라운드에 서있는 kt 선수단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어 3루와 1루 관중석을 향해서도 허리 숙여 인사하며 사죄의 뜻을 내비쳤다. 이어진 주권과 승부에서 3구를 공략,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최진행은 홈런을 치고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깊은 한숨과 함께 그라운드를 돌아 3루 덕아웃에 들어왔다. 동료들의 축하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고 담담하게 홈런의 기쁨을 잊었다. 약물 징계로 KBO리그에 먹칠한 것에 대해 마음의 짐이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3루측 한화 팬들은 최진행의 이름을 외치며 그의 복귀와 홈런을 반겼다. /waw@osen.co.kr
수원=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