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후반기 출발이 좋다. 최하위인 대전을 상대했지만 분명 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권창훈의 공격본능이 살아나면서 수원은 더 힘을 받게 됐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5 24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경기서 권창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43점이된 수원은 선두 전북을 맹렬하게 추격했다. 이날 특히 수원이 거둔 성과는 굉장히 고무적이다. 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전력을 갖추게 되면서 전북 추격을 위한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 수원-대전, 모두 변화가 있었다

후반기를 맞아 수원과 대전은 대대적으로 팀에 변화가 있었다. 우선 수원은 공격진서 2명의 선수가 빠져 나갔다. '인민루니' 정대세는 J리그 시미즈로 이적했다. 그리고 스위스 FC 시온에서 1년간 임대 이적했던 레오는 6개월만에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 장시 롄성으로 옮겼다. 공격수들이 빠져 나가며 수원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수원이 공격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영입한 선수는 불가리아 국가대표 출신인 일리얀 미친스키. 1년 계약을 체결한 그는 아직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다. 따라서 이날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대전은 공격의 핵이었던 아드리아노를 서울로 보냈다. 대신 플라멩고 유소년팀 출신의 하피냐를 영입했다. 기대를 받은 하피냐는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설상가상 수원은 골키퍼 정성룡이 병역문제로 인해 팀을 떠난 상태. 최근 경기력을 끌어 올리며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던 정성룡이 빠진 상황에서 수원은 힘겨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염기훈-서정진-이상호-산토스 등 공격진이 적극적으로 대전의 수비를 괴롭혔다. 대전이 아드리아노가 이적하고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지면서 완전히 바뀐 팀이 되었지만 수원은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펼쳤다.
▲ 수원 승리의 2가지 성과
수원 서정원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경기전 서 감독은 "대전의 선수단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당황할 수밖에 없다. 대전도 조직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우리도 쉽게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기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서정원 감독은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 대전을 압박했다. 올 시즌 대전의 유일한 1승 상대인 수원이기 때문에 설욕전을 통해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해 보였다. 특히 수원은 대전을 홈으로 불러들여 패배를 당한 기억이 있다. 원정 경기를 통해 승리를 챙겼지만 홈에서 자존심 회복이 어느 때 보다 중요했다.
자존심 회복 뿐만 아니라 수원에게는 승점 3점이 절실하다. 이날 경기전까지 수원은 11승 7무 5패 승점 40점을 기록하고 있는 중. 선두 전북이 승점 50점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수원이 3위 전남(승점 37점)의 추격을 뿌리치고 전북을 추격하려면 승점 3점이 꼭 필요하다. 따라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수원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전도 속절없이 당하지 않았다. 후반기서 새롭게 영입한 완델손이 프리킥으로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이미 2골을 터트리며 득점력을 증명했던 완델손은 감각적인 슈팅으로 수원의 불안한 부분을 뚫어냈다.
이미 전북전에서 수원은 선제골을 넣고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수원은 대전에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권창훈의 득점으로 반전을 만들었다. 그 결과는 분명 고무적이었다.
▲ 권창훈, MF가 아닌 FW의 모습도 보였다
수원은 동아시안컵서 한 뼘이나 자란 권창훈이 결승골을 뽑아내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대전도 치열하게 맞대결을 펼쳤지만 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권창훈은 대표팀서 보였던 활약 이상을 선보였다. 미드필더로 경기 조율을 맡았던 대표팀과 다르게 권창훈은 조금 더 전진 배치됐다. 물론 이상한 일은 아니다. 수원에서도 그런 경험을 한 바 있다.
골을 만드는 상황은 훈련서 나왔던 것. 서정원 감독은 "우리는 훈련 때 더 집중을 한다. 한계를 넘기 위한 모습도 보인다. 그래서 선수들의 체력도 좋아지고 경험도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창훈의 이야기도 같았다. 그는 득점 상황에 대해 "상대 수비를 압박해서 볼을 빼앗았다. 팀 훈련할 때 비슷한 상황을 만들면서 잘 준비했다. 훈련 했던 것이 생각나서 위협을 했고 상대가 실수해서 기회가 만들어진 것 같다. 대표팀과 수원에서 특별히 포지션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잘 하려고 노력중이다"고 설명했다.
또 권창훈은 "볼을 뺏은 후에는 골대쪽으로 달려가야 골을 넣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집중력을 갖고 임했다"면서 "첫번째 슈팅 상황에서 헛발질을 한 것은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설명대로 권창훈은 훈련 때 익힌 것을 잊지 않았다. 또 대표팀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던 것을 소속팀으로 돌아와 해결했다. 볼을 빼앗은 뒤 공간이 넓은 곳이 아닌 문전으로 달려들었다. 공격처럼 날카로운 모습이었다. 체력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골을 넣는 방법까지 익히면서 후반기 대반전을 예고하는 수원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됐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