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350S' 오승환, 이제는 전설을 향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13 05: 37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마무리짓다보니 벌써 350번째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일 통산 최초 350세이브 고지를 밟은 오승환(33, 한신)이 이제 한국프로야구 역사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그것도 꼭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오승환은 1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3-1로 앞선 9회 팀 계투의 마지막 주자로 등장, 세 타자를 15구만에 깔끔하게 정리하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시즌 34번째 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선두를 질주했다. 삼진 하나를 곁들인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3.02에서 2.96으로 조금 떨어져 2점대 평균자책점에도 재진입했다.
일본에서만 73번째 세이브였다. 숱한 위기 상황을 지켜낸 역전의 클로저에게 어쩌면 쉬운 상황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세이브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한·일 통산 350번째 세이브였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 기록에 비상한 관심을 표할 정도였다. 비록 한 무대에서 꾸준히 쌓은 것은 아니지만 통산 350세이브는 일본에서도 보유자가 거의 없는 대업이기도 하다.

2005년 삼성에서 KBO 리그에 데뷔한 오승환은 2006년과 2011년 각각 47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2013년까지 KBO 리그에서 통산 277세이브를 거뒀다. 그리고 일본에서 73개의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는 존경하는 선배이자 절친한 선배인 임창용(39, 삼성)의 기록을 뛰어 넘는다. 임창용은 일본에서 128세이브, 한국에서 12일까지 219세이브를 기록했다. 통산 347세이브로 오승환과 나란히 달리고 있지만 나이의 차이는 있다. 두 선수를 제외하면 프로 30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는 없다.
일본에서도 통산 350세이브 투수는 별로 없다. 일본프로야구 역대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이와세 히토키(402세이브)가 유일하게 400세이브 고지를 넘겼다. '대마신'이라고 불린 사사키 가즈히로는 일본에서 252세이브, 그리고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해 129세이브를 추가하며 미·일 통산 381세이브를 올리고 은퇴했다. 한국에서도 뛰었던 다카쓰 신고는 일본에서 286세이브를 거두는 등 미·일 통산 313세이브에 한국에서 8세이브를 추가했으나 통산 350세이브 고지는 밟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오승환은 대단한 대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언론까지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오승환은 경기 후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오승환은 12일 경기 후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래간만에 삼자범퇴로 막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350세이브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남은 40경기에 더 집중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쿨한' 오승환과는 다르게 앞으로 쌓일 세이브는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해 세운 자신의 기록(39세이브) 경신이 유력해졌다. 그렇다면 이와세(2005년)와 후지카와 규지(2007년)가 가지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46세이브)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이루면 어느 무대에서 뛰든 개인 통산 400세이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전설로 가는 오승환은 아직 만 33세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