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18위’ 강정호, 당당히 별들과 경쟁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13 05: 37

메이저리그(MLB)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볼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강정호(28, 피츠버그)의 성적을 이제는 직접적으로 모든 선수들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정타석 진입과 함께 내셔널리그 OPS(출루율+장타율) 18위에 오른 강정호는 이제 신인을 넘어 MLB를 대표하는 스타들과 경쟁한다.
강정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1회 펜스까지 날아가는 큼지막한 적시 2루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2할9푼3리의 타율을 유지한 강정호는 이날 경기로 드디어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현재 성적과 페이스라면 당분간 계속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올 시즌은 '장내'에서 시즌을 마칠 것이 유력해졌다.
그간 강정호는 뛰어난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규정타석 미달'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12일부로 모든 논란은 종식됐다. 이제 강정호는 MLB 공식 홈페이지 및 각종 통계 사이트의 순위표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기록은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의 집합소라는 MLB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있는 강정호다.

30개 팀이 있는 MLB에서도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일까지 MLB 전체 선수 중 규정타석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단 158명뿐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팀별로 3~4명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규정타석이라는 잣대로 선수들의 '수준'이 한 번 걸러지는 셈이다. 내셔널리그만 따지면 75명이다. 강정호의 타율 2할9푼3리는 내셔널리그 19위, MLB 전체 33위에 해당된다.
출루율은 더 뛰어나다. 3할6푼7리의 출루율은 MLB 전체 20위고 내셔널리그에서는 12위다. 우리가 들었던 수많은 스타들의 출루율이 강정호보다 못한 게 엄연한 현실이다. 장타율(0.454)에서도 MLB 전체 50위, 내셔널리그 24위를 달리고 있다. OPS(0.821)는 MLB 38위, 내셔널리그 18위다. 물론 규정타석을 채운 신인 중에서는 강정호가 가장 높다. 미국이 주목한 '슈퍼 루키'들인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0.802), 작 피더슨(LA 다저스, 0.796)보다도 높다.
즉 현재 강정호는 올해 신인 자격을 가지고 있는 선수 중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으며 각 팀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에 비해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출전이 3루 쪽이 많아 3루수로 분류되고 있는 강정호는 3루수 부문 OPS에서 조시 도날드슨(토론토, 0.935), 매니 마차도(볼티모어, 0.884),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0.868),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 0.845), 토드 프래지어(신시내티, 0.843)에 이어 6위다. 이들은 모두 올스타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물론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갈 길은 멀다. 강정호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강정호는 뛰어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제 매 경기 후 강정호의 성적과 전체 성적을 비교해보는 재미는 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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