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승수 꼴찌' 두산, 험난한 상위권 싸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13 06: 00

외국인 선수 농사에 성공하지 못한 두산 베어스가 상위권 그룹에서 힘겨운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세 명의 외국인 투수(더스틴 니퍼트, 앤서니 스와잭, 유네스키 마야)가 거둔 승리는 총 7승에 불과하다. 반면 패배는 12차례. 셋 중 가장 평균자책점이 낮은 니퍼트의 기록이 5.48일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가 만든 승리를 보면 두산이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kt(10승)보다도 떨어진다. kt는 최장신 좌완 앤디 시스코가 승리 없이 떠났고 필 어윈도 1승에 그쳤지만 크리스 옥스프링이 홀로 7승을 해냈으며, 돌아온 저스틴 저마노도 2승을 보탰다. 두산은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들의 승리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팀 전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의 승리는 상위권 성적을 보장한다. 삼성(21승), NC(19승), 넥센(19승)은 외국인 선수가 가져다준 승수가 가장 많은 팀들인데, 이들이 시즌 순위에서도 각각 1, 2, 4위에 올라 있는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삼성은 알프레도 피가로가 12승을 수확했고, NC는 찰리 쉬렉을 방출하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에릭 해커가 홀로 13승을 기록했다. 넥센에는 올해도 꾸준한 앤디 밴헤켄이 11승으로 묵묵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35세이브로 외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스캇 프록터가 니퍼트(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0)와 함께 활약한 2012년 이후 두산은 외인 듀오가 동시에 양호한 투구를 펼친 시즌이 없었다. 2013년에는 켈빈 히메네스가 순조롭게 합류하지 못한 뒤 게릿 올슨과 데릭 핸킨스 카드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지난해 역시 메이저리그 35승 경력에 빛나는 크리스 볼스테드가 왔지만 시즌 중 마야로 대체됐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역시 외국인 투수 복은 없는 두산이다.
이번 시즌 가장 뼈아픈 것은 믿었던 니퍼트의 부진이다. 현재 6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고질적인 부상이 있어 2013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그는 지난해의 경우 4일 휴식 후 등판을 자주 주문하고 불펜 대기까지 시켰던 송일수 감독의 무리한 활용까지 겹쳐 또 시즌 중에 휴식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개막 직전 골반 통증으로 인해 늦게 합류하고 시즌 중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말소되어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시간을 더하면 2개월이 넘는다.
구속은 부상 전과 마찬가지로 150km대 초반까지 찍히고 있지만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압도했던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지 못하고 있다. 향후 어깨 통증 재발에 대한 우려도 확실히 사라지지 않은 것도 불안요소다. 니퍼트는 팀 승리에 기여해야 하는 동시에 자신의 몸 상태도 면밀히 관찰하면서 남은 시즌을 보내야 한다.
이미 떠난 마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남은 것은 스와잭에 대한 희망. 9경기에 나온 스와잭의 성적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6.05에 불과하지만, 최근 선발 보직과 KBO리그에 적응해 나가고 구속까지 회복한 것은 좋은 신호다. 최근 등판인 7일 잠실 넥센전에서 우측 중지 물집 때문에 4이닝만 던지고 내려갔지만 볼넷 없이 2피안타 1실점으로 강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그 이전 1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QS)에 성공한 스와잭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
두산보다 위에 있는 두 팀과 두산을 비교했을 때 한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다. 삼성과 NC는 2명의 외국인 선수가 굳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동시에 각각 야마이코 나바로와 에릭 테임즈라는 강력한 외국인 타자도 타선에 심어두고 있다. 그러나 두산이 영입한 잭 루츠는 이미 실패작이 됐고, 시즌 중에 나바로나 테임즈에 버금가는 타자를 데려오기란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이 상위권에 버티고 있다는 것은 국내 선수들의 힘이 두산을 이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확실한 지원군 없이 토종 선수들의 경쟁력만으로 한 시즌을 버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들이 힘을 내야 정규시즌 순위 경쟁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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