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석민, 회오리포 가동이 반가운 이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8.13 13: 00

시계를 2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박석민(삼성)은 2013년 8월 14일 대구 LG전서 그토록 바라던 한 방을 터뜨렸다. 이날 박석민은 4-1로 앞선 4회 무사 1루서 LG 선발 신정락의 초구를 받아쳐 110m 짜리 좌월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시즌 9호째.
몸을 360도 회전해 홈런을 생산하는 이른바 '회오리포'였다. 신정락의 바깥쪽 공을 잡아당긴 뒤 탓석에서 여러 차례 몸을 360도 회전했다. 당시 류중일 감독은 "박석민이 피겨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처럼 돌았다"며 "아마도 세계에서 유일한 홈런 아닌가. 해외 토픽에도 나올 만 하다"고 웃었다.
평소 장난기 가득한 박석민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내가 정말 꿈꾸던 홈런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트리플 악셀이 타격감이 좋을때만 나온다. 트리플 악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지만 내겐 좋은 의미"라는 게 박석민의 말이다.

13일 잠실 LG전에서도 그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홈런이 나왔다. 5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석민은 1-1로 맞선 4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LG 선발 우규민의 1구째를 그대로 잡아 당겨 잠실구장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25m. 2년 전 만큼 회전력이 뛰어난 건 아니었지만 일종의 회오리포였다. 잘 맞으니까 좋다.
앞서 말했듯이 박석민의 회오리포 가동은 그만큼 타격감이 좋다는 의미다. 이는 성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박석민은 전반기 타율 2할8푼5리(260타수 74안타) 12홈런 59타점에 그쳤으나 후반기 들어 타율 4할9푼3리(67타수 33안타) 6홈런 21타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이달 들어 타율 4할8푼5리(33타수 16안타) 2홈런 13타점으로 괴물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승엽이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게 사실. 박석민이 귀중한 한 방을 터뜨리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회오리포가 겉보기엔 우스꽝스럽지만 박석민의 타격감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증거이기에 상대 투수들에게는 공포의 트리플 악셀처럼 느껴질 듯.
박석민은 "야구는 확실히 자신감 회복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주 KIA, 한화와의 2연전이 예정돼 있다. 삼성이 올 시즌 유이하게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던 팀이다. 박석민이 반격의 선봉장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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