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걸리고 워커, '달라진 위상' 확인한 볼넷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13 12: 04

강정호와 승부를 피하고 닐 워커를 택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클 와카와 야디어 몰리나 배터리의 선택이 강정호의 달라진 위상을 새삼 확인시켜줬다. 
강정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2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6경기 연속 안타와 함께 시즌 타율도 2할9푼6리까지 끌어올리면서 3할을 목전에 뒀다. 
2회 첫 타석부터 우측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리며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간 강정호는 4회에도 3루 쪽 내야 안타로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날 강정호의 하이라이트는 2루타도, 내야안타도 아니었다. 바로 3번째 타석 볼넷이었다. 

피츠버그는 5회초 그레고리 폴랑코의 좌전 안타에 이어 앤드루 매커친의 중견수 방면 1타점 3루타로 2-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햇다. 이어 아라미스 라미레스가 2루 땅볼로 아웃되며 투아웃이 됐지만 매커친이 여전히 3루 득점권에 위치했다. 다음 타석은 강정호. 한 방이면 역전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강정호가 들어선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배터리는 신중하게 승부했다. 와카의 초구 94마일 패스트볼이 바깥쪽 볼로 빠졌다. 이어 2구 95마일 패스트볼도 바깥쪽 낮은 코스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이어 와카는 3구째 76마일 커브를 던졌으나 바깥쪽으로 완전히 벗어났다.
스리볼이 되자 포수 몰리나는 아예 바깥으로 빠져 앉았다. 4구째 93마일 패스트볼은 완전히 바깥쪽으로 향했다. 강정호는 유유히 1루로 걸어나갔다. 공식 기록은 그냥 볼넷이지만 사실상 고의4구와 다를 바 없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 와카와 포수 몰리나도 승부를 피할 만큼 강정호는 위협적인 타자였다.
세인트루이스 배터리의 강정호 피하기 작전은 적중했다. 계속된 2사 1,3루의 위기에서 워커를 초구에 1루 땅볼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없이 막은 것이다. 타격감이 좋고, 찬스에 강한 강정호를 피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강정호로서는 피츠버그 간판 타자 중 하나인 워커와 비견될 만한 존재감을 보인 순간이었다.
한편 강정호는 이날까지 올 시즌 22개의 볼넷을 기록 중인데 아직 공식적인 고의4구는 없다. 하지만 강력한 중심타자로 그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조만간 첫 고의4구가 나올 날도 머지않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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