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민, 8년 만에 전광판 다시 찍은 '타율 .300'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13 21: 45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우민이 8월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이우민은 13일 수원 kt 위즈전을 가지기 전까지 8월 8경기에서 타율 5할3푼8리(26타수 14안타) 2홈런 2타점 7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6월까지는 계속 1군과 2군을 오가며 고작 13경기에만 출전했던 이우민은 7월 들어 출전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문호가 부상 때문에 2군으로 내려간 뒤부터 선발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8월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우민을 쓰지 않을 감독은 없다. 마침 13일 경기에서 롯데는 손아섭이 경미한 허리 통증으로 결장하게 되면서 1번 타자 자리가 비었다. 이종운 감독은 기존 2번 타자였던 정훈을 1번 타자로 올리고, 그 자리를 이우민에게 맡겼다. 이우민의 올 시즌 첫 2번 타자 출장이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이우민이다. 1회 첫 타석부터 날카로운 타격으로 2루타를 날렸다. 크리스 옥스프링의 바깥쪽 공을 결대로 가볍게 밀어 장타를 날렸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물오른 타격감을 그대로 과시했다.
그리고 결정타는 7회 나왔다. 이우민은 0-2로 끌려가던 7회 1사 만루에서 조무근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좌전 안타를 쳤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4타수 2안타, 이 타석으로 이우민은 올 시즌 80타수 24안타, 정확하게 타율 3할을 채웠다. 비록 규정타석까지는 한참 모자라고, 경기가 끝나지 않았던 상황이지만 경기장 전광판에 찍힌 '이우민 .300'은 분명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다. 비록 이날 마지막 타석에서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나 5타수 2안타, 타율 2할9푼6리로 경기를 마쳤지만 롯데는 이우민 덕분에 4-2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우민의 외야 수비능력은 모두가 인정한다. 국내 최고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롯데를 거친 모든 지도자들은 이우민에게 시선을 주지않을 수 없었다. 타율 2할5푼만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어도 그의 수비능력 때문에 주전을 꿰차기에는 충분했다.
2007년 이우민은 75경기에서 타율 3할1리를 찍으면서 드디어 타격능력을 만개시키나 싶었다. 그렇지만 2008년 타율은 다시 2할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2009년과 2010년 이우민은 백업 외야수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2011년 시즌 초 주전 중견수로 낙점을 받은 뒤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고 말았다.
이제는 한국 나이로 서른네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수비능력은 최고다. 여기에 타격까지 감을 잡았으니 외야 한 자리는 자연스럽게 이우민에게 돌아갔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우민이지만 언제든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아직 야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의 각오가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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