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불펜투수로 변신한 진야곱(26, 두산 베어스)의 첫 포스트시즌 꿈이 커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로 꾸준히 나오던 진야곱은 최근 경기 후반부가 되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가 선발진에 복귀함에 따라 기존 선발투수 중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해야 했고, 김태형 감독은 진야곱을 접전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기용하고 있다.
"중간과 선발로 번갈아 나와 적응 문제는 크게 없다. 체력적으로 완벽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중이다"라고 말한 진야곱은 "개인적으로 선발이 좋기는 하지만 나는 아직 편한 보직을 찾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만족한다. 중요한 상항에도 나오는 만큼 감독님이 믿어주신 것이니 기회를 잃지 않도록 집중할 것이다"라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좋다.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잠실 삼성전에서 2⅓이닝 8피안타 1탈삼진 2볼넷 7실점 부진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불펜으로 돌아선 이후에는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8월 5경기에서 진야곱은 5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볼넷 1실점(비자책)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볼넷 허용이 줄어들었다.
김태형 감독도 보직을 바꾼 진야곱에 대해 "이제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면이 보인다. 사실 선발로 경기 운영 능력은 조금 아쉬웠다. 좋은 구위를 갖고도 버리는 공과 승부하는 공 구분이 없는 것도 아쉬웠지만, 그것만 되면 끝이다. 씩씩하게 던지는 것이 좋았다. 확신을 갖고 던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볼넷을 줄이기 위해 신경 쓰는 것은 초구 스트라이크 잡기다. 진야곱은 "주자가 있을 때 한 번에 무너지는 경향이 있어 코치님들도 '맞을 때 맞더라도 볼넷이나 몸에 맞는 볼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마운드에서 초구 스트라이크 잡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볼 배합의 폭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제구를 잡기 위해 마운드에서 밟는 투구판의 위치도 변경했다. 이에 대해서는 "원래 1루쪽을 밟고 던졌는데 가득염 코치님께서 '그러면 시야가 치우칠 수 있다'고 하셔서 가운데를 밟고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좌투수인 진야곱이 1루 방향에 서면 좌타자를 상대할 때 자신의 주 무기 중 하나인 슬라이더의 각이 더욱 커보이게 하는 효과가 생기지만, 아직 완벽한 커맨드를 지니지 않은 투수의 경우 가 코치가 지적한 대로 제구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에 진야곱도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비교적 꾸준한 등판 간격을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불펜 투수기 때문에 언제 몸을 풀고 공을 던져야 할지 모른다. 새로운 변수 중 하나지만, 진야곱은 "연투하면 피로가 누적되어 경기 전에 더 준비를 많이 하고, 팔꿈치 운동도 집중적으로 한다. 지난주도 그렇고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말로 더 열심히 해서 극복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목표는 입단 후 처음으로 가을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는 것이다. 진야곱은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야 포스트시즌 때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아직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든 적이 없어서 더 의욕적이다"라며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투수가 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