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떡잎이다.
KIA는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2-5로 무릎을 꿇었다. 상대 선발 윤성환에게 김원섭의 투런포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 것이 패인이었다. 에반 믹을 필승카드로 활용했으나 오히려 2실점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수확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KIA 고졸루키 황대인이 의미있는 타격과 함께 3루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었다. 황대인은 이날 1군에 복귀해 7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올해 4경기째 출전이었다. 이 가운데 2경기는 선발 2루수였고 대타로 한 번 출전했다. 3루수는 처음으로 나서는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우선 타격에서는 2-3으로 추격한 3회말 1사1루에서 3루 병살타로 물러나 체면을 구겼다. 5회 2사후에는 바깥쪽 직구에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8회 1사후에는 필승맨 안지만을 상대로 가볍게 방망이를 돌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렸다.
황대인의 만만치 않는 타격솜씨를 느끼게 하는 대목은 상대투수들에게 있다. 황대인은 데뷔전이었던 7월 26일 광주 롯데전에서 에이스 레일리를 상대로 세 번째 타석에서 가볍게 밀어쳐 첫 안타인 우전안타를 날렸다. 이어 7월 28일 광주 SK전에서는 김광현을 좌중간 안타와 우중간 2루타로 공략했고 필승맨 윤길현이 올라오자 좌전안타로 두들겼다.
이날까지 터트린 5안타(10타수)가 모두 에이스와 필승맨을 상대로 건져낸 것이었다. 비록 삼진도 2개 끼어있고 이제 겨우 10타석을 소화했을 뿐이지만 타격에 대한 재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요인들이다.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든든한 배짱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이 왜 개막 주전 후보까지 생각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날은 3루 수비도 깔끔한 편이었다. 3회초 선두 박석민의 땅볼을 무난하게 처리했고 4회초 이지영의 타구도 가볍게 아웃으로 연결시켰다. 8회초 1사후에는 나바로의 바운드가 높은 타구를 곧바로 잡아 1루에 빠르게 뿌리는 모습도 있었다. 불안했던 송구가 안정되었다.
다만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5회초 무사 1,2루에서 최선호의 투수 희생번트때 3루로 재빨리 귀루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첫 3루 출장이라는 측면에서도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강렬한 데뷔기를 쓰다 가벼운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지만 복귀전에서 존재감을 빛낸 것은 사실이다. 될성부른 떡잎 황대인의 고군분투기가 다시 시작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