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선발난, 토종 규정이닝 7명 '역대 최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14 13: 00

KBO리그는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투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확실한 토종 선발투수 부족 현상이 두드러진다. 올해는 그야말로 정점을 찍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KBO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모두 20명. 그 중에서 13명이 외국인 투수들로 채워졌다. 규정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는 외국인 투수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 7명에 불과하다. 이 수치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냐면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로 가장 적은 숫자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3시즌 통산 규정이닝 투수는 연평균 23.5명. 1993년에는 역대 최다 34명이 규정이닝을 소화해 투고타저 흐름이 리그를 지배했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에도 지난해까지 17시즌 연평균 14.8명의 국내 투수들이 규정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전까지는 2003년 9명이 가장 적은 국내 투수 규정이닝 인원. 타고투저 흐름이 지배했던 2003년은 외국인 투수들을 포함해도 규정이닝 투수가 14명으로 역대 최소 숫자로 남아있다. 올해는 리그 전체 20명이지만 국내 투수만 따지면 가장 적다.
두산 유희관(148⅓이닝) 삼성 윤성환(147⅓이닝) KIA 양현종(137⅓이닝) 두산 장원준(126⅓이닝) 삼성 차우찬(124이닝) SK 김광현(123⅓이닝) 롯데 송승준(111이닝) 7명만이 규정이닝을 던지고 있다. 송승준마저 오른팔 근육 염증으로 1군에서 제외돼 규정이닝이 불투명하다.
팀별로 보면 삼성·두산이 2명, KIA·SK·롯데가 1명씩 규정이닝을 소화했다. 상위권을 다툼을 하고 있는 NC·넥센 그리고 한화·SK·kt 등 절반이 되는 5개팀에서 규정이닝 토종 투수가 없다. 외국인 투수들이 없다면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토종 선발투수난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현장 코칭스태프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투수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투수가 타자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타고투저 흐름이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자 쪽에서는 유망주들이 꾸준히 나오며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지만 투수 쪽에서는 성장이 더디다.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들어온 유망주 투수들이 입단 후 수술부터 받고 재활을 하는 게 현실이 됐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던지고 있는 국내 투수 7명 모두 2000년대 데뷔한 투수들로 2010년대 데뷔 투수는 전무하다. 2010년 데뷔한 NC 이재학과 한화 이태양이 지난해 규정이닝을 소화했지만, 올해 각각 부진과 팔꿈치 수술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로 투수 세대교체 되지 않으며 규정이닝 토종 투수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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