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내야에 최정민(26)이라는 새 바람이 불고 있다. 1군 등록 이후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최정민이 공격에서 결정적인 몫을 하며 팀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정민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 8번 2루수로 출전해 1회 귀중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2루 수비에서도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벤치와 경기장의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마산고와 동아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2년 SK의 지명을 받은 최정민은 2012년 2경기에 뛴 것이 1군 출장의 전부였다. 2013년 상무에 입대해 군 생활을 했고 지난해 제대해 올해 SK 내야의 기대주로 손꼽혔다. 하지만 1군에서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시즌 초반 선발투수들이 엔트리에 올라오지 않았을 때, 그리고 4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잠시 1군에 있었던 최정민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1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나 이대수 나주환 김연훈 등 베테랑 내야수들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2군에 내려간 사이 다시 기회를 잡아 지난 8월 8일 1군에 재등록됐다.
퓨처스리그 62경기에서 타율 3할1푼, 10도루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인 최정민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는 모습이다. 13일까지 시즌 5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적응을 알린 최정민은 최근 SK의 주전 2루수로 뛰고 있다.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발휘하며 벤치의 믿음을 증명했고 공격에서도 쏠쏠한 몫을 하며 서서히 눈도장을 받고 있다.
이날은 첫 타석부터 공격에서 빛났다. SK는 0-1로 뒤지던 1회 1사 만루에서 히메네스의 실책, 김강민의 유격수 땅볼로 2점을 내 2-1로 역전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LG는 장타력이 있는 브라운을 거르고 최정민과의 승부를 택했다. 2사 만루였다. 그러나 최정민은 이런 LG 벤치의 계산을 깨뜨리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에 확실한 리드를 안겼다. 이후 팀이 득점에 번번이 실패했음을 고려하면 귀중한 안타였다.
6회에도 중견수 방향으로 좋은 타구를 날려 보냈지만 상대 중견수 문선재의 다이빙 캐치 호수비에 걸렸다. 다만 8회 좌완인 봉중근을 상대로 2루수 옆을 빠져 나가는 중전안타를 치며 생애 첫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최정민의 이런 활약은 벤치의 기대를 웃도는 것임은 분명하다. 8회에는 박용택의 빠른 타구를 좋은 위치 선정과 침착함으로 직선타 처리하며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기도 했다. 30을 넘은 베테랑들이 많은 SK로서는 최정민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기대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최정민은 경기 후 "오늘 아침에 몸무게를 재봤더니 딱 77.7kg이었다. 그 때부터 기분이 좋았는데 좋은 기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더욱 기쁘다"라면서 "오늘 선발 출장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패기있고 과감하게 플레이하자고 생각했다. 정경배 코치님께서도 '자신있게 배트를 돌려라'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최정민은 "수비에서는 항상 '야구 놀이를 한다고 생각하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하는 데 그게 주효한 것 같다"라면서 "첫 방송 인터뷰라서 정신이 없어서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못 드렸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skullboy@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