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두둑한 김원중, 롯데 3년의 기다림에 응답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15 06: 14

롯데 자이언츠 우완 김원중(22)에게 8월 8일 대전구장은 잊을 수 없는 장소와 시간이다. 입단 3년 만에 1군 데뷔전을 치렀는데, 8회 2점 차에 등판해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만루를 채워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입단했을 때 잘 보살펴준 선배 강영식이 뒤를 이어 등판, 아웃카운트를 잡아 김원중의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지만 첫 1군 등판은 쑥스러운 성적만을 남겼다.
그로부터 6일이 지난 14일, 김원중은 기다렸던 1군 두 번째 등판을 했다. 4-9로 뒤진 8회말 등판해 공 13개를 던지며 삼진 3개를 잡아내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첫 등판 긴장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최고구속 146km 강속구를 던져 장성우와 문상철, 박기혁을 모조리 삼진 처리했다. 직구와 커브로 완급조절을 해가며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김원중은 롯데가 기대하고 있는 투수 유망주 자원이다. 롯데는 최근 몇 년동안 젊은 투수를 자체육성하지 못하면서 세대교체에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12년 1차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한 김원중은 첫 해 팔꿈치와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이듬해 곧바로 군입대를 선택, 먼저 병역문제를 해결했다.

올해 팀에 복귀한 김원중은 일단 육성선수로 등록돼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했다. 신장 191cm의 훌륭한 신체조건을 활용한 투구를 하는 데 주력했다. 타점이 높은 김원중의 공에 대해 퓨처스리그 타자들은 '마치 마운드 중간에서 공을 던지는 것 같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많은 기대를 등에 업고 1군 데뷔전을 치른 김원중이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김원중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평소 선배들이 그의 최고 장점으로 성격을 꼽는데, 좋지 않은 기억은 빨리 잊고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1군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두둑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채 등판한 kt전, 김원중은 롯데가 3년 동안 기다려준 것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들려줬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특별히 긴장하지는 않았다. 오늘 공에 자신감이 있어서 '칠테면 쳐봐라'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자신감을 보여줬다.
이종운 감독 역시 올 시즌 김원중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다. 미래의 선발자원이지만, 올해는 일단 불펜에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이날 보여준 속구와 배짱을 유지할 수 있다면 김원중은 롯데 마운드의 미래가 되기에 충분하다. /cleanupp@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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