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SK가 또 한 번의 ‘충격요법’을 썼다. 시즌 두 번째로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이제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는 평가로 이번 결정이 팀에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는 15일 코칭스태프 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SK는 보도자료를 내고 “조원우 1군 주루 및 작전코치가 수석 코치를 맡는다. 또한 김원형 1군 투수 코치가 메인 코치로, 김경태 루키팀투수 코치가 1군 투수 코치로 이동한다. 기존 김경기 수석 코치는 루키팀 타격 코치로, 김상진 투수 코치는 재활 코치로 자리를 옮긴다”고 발표했다.
조원우 코치가 수석코치로 이동함에 따라 조 알바레즈 코치가 다시 1군 주루 및 작전 코치로 가고, 백재호 코치가 내야 및 외야 수비 코치를 겸하게 됐다. SK는 지난 6월 5일 김무관 타격코치를 2군으로 보내는 것을 골자로 한 1차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한 바 있어 이번이 시즌 중 두 번째 인사 이동이다. 이로써 SK는 시즌 시작 당시 꾸렸던 김경기 수석-김상진 투수-김무관 타격코치 체제가 모두 바뀌었다.

이번 결정은 김용희 감독이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13일 인천 LG전에서 7-16으로 대패하며 3연패 및 7위로 추락하자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최종 결정을 내렸고 14일 경기 후 해당 코치들에게 자신의 결정에 대한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경기 수석코치나 김상진 투수코치나 지금껏 자신의 보직에서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이다. 유연한 성격인 김경기 코치는 선수들을 살뜰히 챙겨왔다. 김상진 코치는 올 시즌 전체적인 마운드의 틀을 구상했고 지난해 추락했던 SK 마운드를 전반기까지 평균자책점 1위를 다투는 전력으로 향상시킨 일등공신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분위기 쇄신 차원의 결정”으로 보고 있다.
처진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의지의 코칭스태프 인사라는 뜻이다. SK는 올 시즌 좀처럼 상승 동력을 받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출도 원인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단 분위기에 끈질김과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 팀의 한 선수는 8월 초 “SK 덕아웃 분위기는 그런대로 좋아 보이는데, 그라운드 위에서 집중력이 예전보다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상대에게도 뭔가 허술한 이미지를 풍겼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코칭스태프 교체는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남은 43경기에서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젊은 코치들을 전면에 내세워 패기로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뜻도 읽힌다. 그리고 이는 사실상 SK가 쓸 수 있는 마지막 극단적 카드다. SK는 두 차례 코칭스태프를 개편했고 LG와는 3대3트레이드까지 단행했다. 이번 수가 통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내놓을 방책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고 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