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판 최고 중심 타선의 영예는 누가 차지할까. 일단 현재까지는 넥센과 NC의 양자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각각 박병호와 에릭 테임즈라는 최고 타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두 팀이 장외에서도 불꽃 튀는 자존심을 대결을 벌일 기세다.
야구는 결국 점수를 내야 이길 수 있는 경기고, 그렇다면 화력이 집중되어 있는 중심타선의 면모는 각 팀 타선의 파괴력을 상당 부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타순의 고정관념 깨기에 한창인 미국 메이저리그(MLB)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KBO 리그는 14일 현재 중심타선(3~5번) 타율에서 넥센이 3할2푼8리로 1위, NC가 3할2푼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313), 삼성(.308)까지가 중심타선 타율이 3할을 넘는 팀이다.
타율만 놓고 보면 지난해 순위표는 약간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중심타선 타율 1위는 삼성으로 3할3푼에 이르렀고 롯데(.318)가 2위, 넥센(.315)이 3위, 두산(.313)이 4위로 뒤를 따랐다. NC(.305)는 5위였다. 이에 비해 올해는 넥센과 NC가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타율을 끌어올리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넥센은 5번에서 장타를 폭발시키던 강정호(피츠버그)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중심타선 타율이 더 올랐다. 박병호라는 국내 최고의 4번 타자 덕으로 볼 수 있다. 넥센의 붙박이 4번인 박병호는 지난해(.303)에 비해 올해는 타율이 3할4푼9리로 크게 올랐다. 여기에 리그 타율 1위를 다투는 유한준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유한준은 3번에서 3할5푼6리, 5번에서 3할5푼9리를 쳤다. 김민성 또한 5번에서 3할3푼6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홈런 측면에서는 NC가 앞선다. NC는 올 시즌 대부분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이 중심타선을 형성하고 있다. 테임즈가 4번 타순에서 37개의 홈런을 친 것을 비롯, 4번 타순에서만 40개의 홈런이 나와 박병호가 버틴 넥센(41개)과 맞먹는 아치를 그렸다. 여기에 3번 타순에서 18개, 5번 타순에서 19개의 홈런이 나왔다. 중심타선에서 총 77개의 홈런이 나와 이 부문 2위인 넥센(76개)를 근소하게 앞서 나가고 있다.
두 팀은 중심타선 타율과 홈런에서 거의 비슷한 수치를 내고 있다. 남은 40여 경기 성적에 따라 최고 중심타선의 명예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타자들이 워낙 좋은 컨디션을 발휘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알 수 없는 승부로 흘러가고 있다.
한편 한화는 지난해에도 중심타선에서는 3할5를 기록, 괜찮은 성적을 냈던 팀이다. 역시 김태균이 무게중심을 확실하게 잡고 있고 최진행 김경언 정근우 등의 활약도 괜찮았다. 하위타선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중심타선에서의 해결력과 집중력은 좋은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최형우 박석민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삼성은 후반기에 유심히 지켜봐야 할 팀이다. 두 선수가 후반기까지 힘을 유지할 수 있다면 역시 정확성과 장타를 동반한 타선 구축이 가능하다.
한화와 삼성의 뒤로는 두산(.298), 롯데(.289), kt(.284), LG(.280), KIA(.270), SK(.268) 순이었다. 마르테가 버티는 kt는 댄 블랙이 부상을 딛고 합류할 경우 좀 더 짜임새 있는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KIA는 이범호 나지완의 장타력이 7월 이후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다. SK의 경우는 최정의 이탈로 중심타선 파괴력의 손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4번만 가면 힘을 못 쓰는 선수들도 아쉬운 가운데 정의윤이 해결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