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패' 전북, 리그 아닌 ACL을 바라보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16 05: 44

전북 현대는 철저히 감바 오사카와의 ACL 8강전을 겨냥했다.
전북은 지난 15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5라운드 원정 경기서 포항에 0-3 완패를 당했다. 전반 중반 최재수에게 프리킥 결승골을 내준 뒤 후반 막판 김승대, 추가시간 김대호에게 릴레이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전북은 이날 패배로 9경기(6승 3무) 연속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선두를 유지했지만 승점 53에 머무르며 1경기를 덜 치른 2위 수원(승점 43)의 추격을 받게 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당장 눈앞에 닥친 승리 대신 먼 곳을 바라봤다. 리그 1경기 보단 26일 감바 오사카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조준했다. 몸이 아직 덜 올라온 이근호를 전격 선발 투입한 이유였다. 부상으로 고전했던 이호도 오랜만에 선발 출격했다. 체력이 온전치 않은 루이스와 우르코 베라도 후반 그라운드를 밟았다.
최 감독의 계산된 전략이었다. 전북은 감바전에 앞서 2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오는 19일과 22일 안방에서 전남과 인천을 차례로 만난다. 최 감독은 이근호를 비롯해 루이스, 이호, 베라가 90분을 뛸 수 있을 정도의 몸이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바전을 포함해 3경기가 모두 홈경기다.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체력 안배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과도 얻었다면 금상첨화였다. 하지만 그러기엔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섀도우 스트라이커와 우측면 날개를 오가며 분주히 움직인 이근호는 결과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 감독은 후반 밸런스를 깨면서 공격수를 잇따라 투입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완패였다.
최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근호는 아직 몸이 안 올라왔다. 감바전을 겨냥했다. 오늘도 중요하지만 90분을 못 뛰더라도 경기를 통해 체력과 감각을 같이 올려야 한다. 90분은 무리지만 26일 전까지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호가 이 정도 훈련을 했으면 눈에 띄게 몸이 올라와야 하는데 카타르에서 막판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그런지 그렇지 못 하다"면서도 "체력과 지구력이 좋은 선수들은 경기를 뛰면 금세 좋아질 수 있다"고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최 감독은 경기 후에도 노선을 변경하지 않았다. 그는 "내용이나 결과가 선수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리그는 1경기를 패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다. 토너먼트 경기와 다르다"며 "감독의 무리한 기용일 수도 있었지만 승점 1이 필요한 게 아니고 3점이 필요해 공격적인 운영을 했다. ACL과 리그 상황을 보고 전술적인 변화를 할 수 있다.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자신했다.
최 감독은 희망을 노래했다. "휴식기 이후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더 조화를 이뤄야 한다. 리그는 이날 패배를 만회할 수 있는 경기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근호는 포지션보다는 경기에 적응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워야 한다. 체력이 올라오면 활약을 해줄 선수다. 믿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격적인 완패를 당한 전북은 새 얼굴들의 체력과 감각을 끌어올린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dolyng@osen.co.kr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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