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찾아온 포항의 봄...후반기 대반전 예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16 05: 30

포항 스틸러스에 뒤늦게 봄날이 찾아왔다.
포항은 지난 15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5라운드 홈경기서 선두 전북을 3-0으로 완파했다. 전반 최재수의 프리킥 결승골을 기점으로 후반 막판 김승대의 추가골과 추가시간 김대호의 쐐기골을 더해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40을 기록하며 3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4경기(3승 1무) 연속 무패행진의 휘파람을 불며 후반기 대반전을 예고했다.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얻었다. 상대는 선두를 질주하는 전북이었다. 안방에서 보란 듯이 최강팀을 무너뜨렸다. 그간 홈 성적이 좋지 않았던 징크스도 깼다. 휴식기 동안 준비했던 후반기 승부수가 보기 좋게 먹혀든 셈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목소리엔 자신감과 만족감이 넘쳤다. "리그 최강팀을 맞아 좋은 경기를 원했다. 그동안 홈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많은 팬들 앞에서 승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안방 승률을 더 높이겠다."
포항은 전반기 내내 가시밭길을 걸었다. 국내 선수들에게만 의존해 호성적을 냈던 포항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성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모리츠, 라자르, 티아고의 부상과 부적응이 겹치며 적잖은 곤욕을 치렀다.
전북전은 후반기 포항의 대반전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한 판이었다. 황 감독이 준비한 미드필드 수비 강화와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 모두 성공을 거뒀다. 국내파와 외인의 호흡도 가능성을 엿봤다.
황 감독은 "풀백이 긴박한 상황에서 공격을 전개할 때 무거운 면이 있었는데 최재수가 오면서 숨통이 트였다. 경기를 풀어가는 그의 경험과 프리킥이 만족스럽다"며 "수비도 어느 정도 만족스럽다. 미드필드의 수비가 비교적 잘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선의의 경쟁도 본격 막이 올랐다. 라자르와 티아고는 이날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전북의 골문을 괴롭혔다. 김승대, 이광혁, 심동운 등과의 선의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황 감독은 "힘 있는 선수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수도 있고, 제로톱이 필요할 땐 김승대가 최전방을 소화할 수도 있다. 상대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격변의 시기를 맞았던 포항이 비로소 안정기를 찾았다./dolyng@osen.co.kr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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