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구(24, KCC)가 약 1년 2개월 만에 유니폼을 입고 정식경기에 등장했다.
전주 KCC는 16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89-74로 물리쳤다. 2라운드에 진출한 KCC는 18일 경희대와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KCC 등록선수 중 반가운 이름이 보였다. 바로 전 국가대표 김민구였다. 12명의 선수명단에 속한 김민구는 경기 전 가볍게 몸을 풀었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선수생명을 위협당할 만큼 큰 부상을 당했던 그가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다시 밟은 것만 해도 무척 고무적인 소식이었다.

김민구는 지난해 6월 7일 새벽 국가대표 농구팀 외박기간 중 음주 후 자신의 SUV 승용차를 몰다 신호등을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냈다. 다행히 본인을 제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 당시 김민구의 혈중알콜농도는 0.060%로 면허정지에 해당됐다. 사고여파로 김민구는 고관절, 발목 등에 부상을 입었고, 지난 시즌 출전하지 못했다.
2013 아시아농구선수권 베스트5에 뽑혔던 ‘한국농구의 미래’ 김민구의 부상은 큰 손실이었다. 김민구의 부재로 전력이 떨어진 국가대표팀은 유재학 감독의 지도아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동료들이 영광의 자리에 선 순간 김민구는 없었다.
김민구는 지난 1월 28일 다시 신경수술을 받았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그는 연습경기서 10~15분 정도 출전할 정도로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센스는 여전했지만 특유의 좋은 운동능력을 아직 되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김민구가 전성기 모습으로 프로농구 코트에서 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민구가 다시 코트로 돌아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는 법을 어겼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분은 달게 받아야 한다. 국가대표 기간에 사고를 낸 김민구는 복귀를 하더라도 대한농구협회 차원에서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사고 후 김민구와 KCC 구단은 어떤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김민구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면, 그 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
잠실학생체=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