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중간 계투 조무근(24)이 중고 신인 홍수 속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에도 뜨거운 신인왕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건 단연 구자욱(삼성)과 김하성(넥센)이다. 구자욱은 타율 3할4푼1리 9홈런 17도루 48타점 82득점으로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타격 부문 6위로 리그를 대표하는 선배들과 당당히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하성도 타율 2할8푼7리 14홈런 13도루 57타점 68득점으로 활약 중이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중고 신인이라는 점이다.
구자욱은 프로 4년차이고 김하성은 2년차이지만 두 선수 모두 신인왕 자격을 충족한다. 2008년 최형우(삼성)부터 중고 신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고 신인들의 득세 속에 kt 우완 투수 조무근은 순수 신인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29경기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구자욱, 김하성의 맹활약에 가려져있지만 순수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조무근은 입단 당시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물론 상원고 졸업반 시절에는 삼성의 지명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유망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했고, 투수로 성장할 시간이 더 필요했던 조무근이다. 결국 성균관대 진학을 택했고 2015년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6라운드(전체 54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 순위에서 볼 수 있듯이 즉시 전력감보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가장 흥미로운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시즌 초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를 잡았고 조무근은 롱릴리프로 연착륙했다. 선발 데뷔전(5월 20일 마산 NC전)에서 5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치기도 했지만 조범현 감독은 롱릴리프로 낙점했다. “매일 던지고 싶다”는 조무근의 바람에 어느 정도 맞는 보직이었다. 그리고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가 됐다. 그 결과 구원으로 등판해 6승이나 챙겼다.
다소 지칠 법도 하지만 7월 8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0.73, 8월 5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조무근은 현재까지 48이닝을 투구하며 팀 내에서 크리스 옥스프링-정대현-엄상백-장시환에 이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연속으로 크게 흔들리는 경우도 많지 않다. 지난 11일 수원 한화전, 13일 수원 롯데전에선 모두 실점하며 2경기 연속 패전을 떠안았다. 하지만 16일 마산 NC전에서 2이닝 무실점 쾌투로 다시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명실상부 kt 필승조의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는 조무근. 순수 신인이라는 점에서 그 존재감은 더 빛나고 있다. /krsumin@osen.co.kr